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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JOB아먹기(92) 지다혜] 뀰포터, '콘텐츠 맛집' 제주의 비타민

  • 2022.09.24
[스포츠잡알리오 김기우 객원기자] 뉴미디어 시대를 맞아 프로스포츠 구단은 다양한 콘텐츠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과거 신문·잡지를 통해야만 접할 수 있던 소식이 이젠 여러 채널로 생산돼 퍼진다. 들여다보기 어려웠던 공간이 공개되고 선수들의 생각도 자주 들을 수 있다. 

종목, 구단을 가리지 않고 콘텐츠가 쏟아지는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팀이 있다. 프로축구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는 틀을 깨는 새로운 시도로 호평받고 있다. 팀 훈련 중인 남기일 감독과 구자철에게 마이크를 채워 그라운드의 목소리, 호흡을 전한 아이템은 압권이었다. 

스포츠산업 채용서비스 스포츠잡알리오(스잡알) 미디어스터디팀 스미스가 이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는 인물을 인터뷰했다. 제주 특산물 감귤과 리포터의 합성어 '뀰포터'라 불리는 지다혜 아나운서다. 상큼발랄 매력으로 제주의 비타민으로 자리잡은 그의 이야기를 듣는다. 

지다혜 리포터. [사진=본인 제공]
지다혜 리포터. [사진=본인 제공]



-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제주 유나이티드 뀰포터, 리포터 4년차 지다혜입니다.”



- 언제부터 리포터(아나운서)라는 직업에 대해 생각하게 됐나요?

“처음부터 리포터, 스포츠 아나운서를 꿈꾸진 않았습니다. 대학교 때 연기를 전공했거든요. 그런데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스포츠를 놓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시즌권을 사서 직관을 다닐 정도로 축구를 좋아했어요.

20대 중반에 뭘 해도 재미없고 무기력한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이때 내가 좋아하는 걸 한번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스포츠와 말하는 걸 좋아하니까 ‘스포츠 리포터에 도전해 보자’ 결심했죠."



- 그럼 준비는 어떻게 시작했나요?

“이틀 만에 학원을 결정하고 바로 등록했습니다. 스포츠 아나운서 아카데미였어요. 느지막이 20대 중반에 시작했습니다. 면접 준비를 정말 열심히 했어요. 발음이나 발성은 연기를 전공하며 배운 게 있었고 카메라 앞에 서는 것도 다른 친구들보다 부담이 적었습니다.”



- 어릴 때부터 말하기를 좋아하셨나요?

“손들고 발표하는 걸 좋아했습니다. 어릴 때 국어책 읽는 시간이 있잖아요. 일어나서 책 읽다가 틀리면 다음 사람으로 넘어가는데 그게 싫었습니다. 그래서 안 틀리게 읽으려 했고 거기에 친구들이 박수를 쳐주면 희열을 느꼈어요.

대학생 시절 팀 프로젝트를 하면 항상 발표를 담당했습니다. 친구들이 ‘네가 말을 잘하니까 발표를 맡아’라고 하더군요. 이때 ‘내가 말을 잘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사진=본인 제공]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사진=본인 제공]



-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야구 리포터에 비해 축구 리포터 공고가 적었습니다. 그래서 축구 리포터 있는 팀들을 먼저 찾아봤어요. 제주 유나이티드, 대구FC, 울산 현대 세 팀이었죠. 우연히 제주 리포터를 하고 계시던 분이 올린 게시물을 봤습니다. 끝을 암시하는 내용이었어요. 속으로 ‘기회가 오나’ 싶었습니다.

‘내가 이렇게 간절하니 구단에 먼저 연락을 드려볼까’ 생각도 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들께 ‘먼저 연락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라고 물었는데 ‘조금만 기다려보라’고 하셨죠. 그리고 며칠 후 제주 리포터 공고가 떴어요. 지난 4년간 제주 경기 하이라이트를 모두 보면서 준비했습니다.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 ‘뀰포터’라는 애칭은 어떻게 얻게 되었나요?

“PD님께서 먼저 지어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요. 인생에서 가장 맘에 드는 닉네임입니다. 제 본명보다 뀰포터라고 더 많이 알고 계시더라고요.”



- 제주 리포터가 되어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축구팬이다 보니, 선수들과 인터뷰하고 축구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좋은 점 같아요. 그리고 제주도에서 일한다는 장점도 있죠. 제주 월드컵경기장이 정말 이쁘거든요. 뒤에는 한라산, 앞에는 태평양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런 멋진 경기장에서 일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어릴 때부터 윤빛가람 선수를 좋아했습니다. 2019년 윤빛가람 선수가 전역 후 제주에서 두세 달 정도 뛰었어요. 그때 인터뷰를 하고 싶었는데 팀 성적이 좋지 않아 못했습니다.

그런데 올 시즌을 앞두고 윤빛가람 선수가 울산에서 다시 제주로 오셨습니다. ‘기회는 이때다’ 싶었어요. 최근에 윤빛가람 선수가 멀티골을 기록했을 때 인터뷰를 했습니다. 정말 떨렸어요. 어떻게 인터뷰를 했는지 잘 기억이 안 납니다.”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지다혜 리포터. [사진=유튜브 '제주유나이티드FC' 캡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지다혜 리포터. [사진=유튜브 제주유나이티드FC 캡처]



- 제주의 콘텐츠가 인상적입니다.

“아주 조금 제 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PD님들, 구단 직원분들과 회의를 하면서 늘 ‘재밌는 콘텐츠는 무엇일까, 팬들이 원하는 재미는 어떤 걸까’ 고민합니다.

선수들과 함께하는 예능적인 콘텐츠를 팬분들이 원하시는 거 같아요. 경기장 바깥의 선수들 모습을 담으며 요즘 밈들과 결합시킨 콘텐츠를 만들고 싶습니다."



- 일하며 힘든 점은?

“아무래도 승패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질 경기가 아닌데 지면 전체적으로 경기장 분위기가 축 가라앉아요. 관중들과 선수들 모두 빠르게 퇴장하셔서 음산한 느낌마저 듭니다. 제가 감정적이고 분위기를 조금 타는 편이라 이 부분이 가장 힘들어요. 강등 당했을 땐 정말 속상했습니다.”



- 리포터에게 가장 요구되는 능력은 무엇인가요?

“팬들이 원하는 부분을 캐치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저는 구단, 선수들과 일을 하며 팬들과도 소통해야 합니다. 근데 제가 팬분들이 원하는 방향을 모른 채 내가 하고 싶은 것, 구단이 시키는 것만 한다면 제주가 팬들의 관심을 덜 받을 거라 생각해요. 팬들의 니즈를 파악해야죠. K리그는 팬들의 사랑이 있기에 존재하고 팬들이 원동력입니다.”



- 리포터를 꿈꾸는 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가장 잘하는 게 무엇인지 찾고 다른 사람과의 차별성을 찾으세요. 그리고 도전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SNS에서 이런 글을 봤습니다. '지금 못하는 건 키즈모델밖에 없다.' 정말 맞는 말 같아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제일 빠른 겁니다. 저도 늦은 나이에 시작해 계속 부딪치고 도전했어요. 실패를 두려워 말고 여러분들의 미래를 위해 도전하는 마음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