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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188) 이승원] 구단의 미래를 좌우하는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
2025.04.28[스포츠잡알리오 김채은 객원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에는 세계에서 가장 야구 잘 한다는 선수들이 모여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대부분의 선수가 '꿈의 무대'를 목표로 설정하고 도전하지만 빅리그에 입성할 수 있는 선수는 극히 드물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김하성(탬파베이 레이스)이 대단한 이유다.
-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아시아 담당 스카우트 이승원이라고 합니다.”
- 팀을 소개하자면.
“1998년에 창단한 서부 지역 신생 구단으로 LA 다저스와 자주 경기를 치릅니다. 김병현 선수가 뛰었던 2001년 월드시리즈 우승 경력도 있습니다.”
- 스카우트의 구체적 역할은.
“선수를 평가하고 영입하는 일을 담당합니다.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계약 과정에 관여합니다.”
KBO리그 현장에서. [사진=본인 제공]
- 하루 일과는.
“아시아 지역에 혼자 있다 보니 일정을 자율적으로 조정합니다. 봐야 하는 경기가 있을 경우 판단에 따라 현장을 방문하거나 자택에서 리포트를 작성하거나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일본, 대만, 미국으로 출장도 많이 가고 있습니다.”
- 시즌과 비시즌 차이가 있다면.
“시즌 중에는 경기 일정이 계속 있기 때문에 관찰 대상 선수가 출전하면 직접 경기를 보러 갑니다. 비시즌에는 구단에서 부여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여유 시간에는 휴식을 취합니다.”
- 어떤 프로젝트를 하는지.
“통상적으로 스토브리그라 불리는 시기에는 팀의 방향성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됩니다.”
- 스카우트가 된 과정은.
“농구와 야구에 꾸준히 관심을 가졌습니다. 미국에서 대학 시절 인턴십을 찾던 중 야구 쪽에서 먼저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저희 학교에 한국어와 영어에 능통하면서 야구에 관심 있는 학생이 있는지 문의했고, 이에 지원해 합격하면서 인턴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비록 처음부터 스카우트는 아니었지만, 인턴으로 근무하며 직무를 목표로 적극적으로 노력했습니다.”
- 어떤 노력을 했는지.
“당시에는 김성민 선수의 통역 업무를 맡았습니다. 통역과 동시에 경기 중 눈에 띈 선수들에 대해 엉터리 리포트를 작성해 제 상사였던 스카우트에게 피드백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감사하게도 상세한 피드백과 함께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셨고 이후 구단에서 MLB 사무국이 운영하는 스카우팅 스쿨에 참여할 기회까지 주셔서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았습니다.”
- 뉴욕 양키스에서는 무슨 일을 했는지.
“스카우트와 통역을 겸임했습니다. 박효준 선수의 통역을 담당하며 일부 스카우팅 업무를 겸임했습니다. 이후 애리조나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고, 한국에서 근무할 수 있는지 문의를 받은 걸 계기로 귀국하게 됐습니다.”
- 경쟁률은.
“스카우트는 공고를 통해 채용이 이뤄지는 게 아니기도 하고, 처음부터 스카우트로 시작하는 사례도 드물기 때문에 경쟁률을 단정짓기는 어렵습니다.”
- 필요한 역량은.
“야구에 대한 깊은 이해는 필수이며, 선수 평가 능력이 중요합니다. 또한 감독, KBO 관계자와의 원활한 소통이 필요하기 때문에 소통 능력도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리포트를 작성할 때 읽는 사람이 머릿속으로 그 선수를 쉽게 상상할 수 있도록 글을 쓰는 능력도 중요합니다.”
- 스카우트가 되기 위해 어떤 경험들을 쌓아야 하는지.
“경기를 자주 보며 여러 선수에 대해 생각한 내용을 기록하는 것이 좋습니다. 인터넷에 다양한 스카우팅 리포트가 있으므로 이를 참고하는 것도 유익합니다.”
- 스카우트에게 인맥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른 직업들과 달리 채용 공고가 따로 나지 않기 때문에 인맥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구단에서 한국 스카우트를 채용하려 할 때 소문을 통해 연락이 오곤 합니다. 저에게도 종종 ‘한국 스카우트를 뽑고 싶은데 추천할 사람이 있냐’는 연락이 오기 때문에, 사실상 100% 인맥에 의존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구단 내 스카우트 대우는.
“한국 구단은 대기업의 스폰서십을 제공하는 방식이지만 MLB 구단은 독립 기업처럼 이익을 창출해야 합니다. 따라서 성적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익의 대부분은 중계권, 티켓 판매, 굿즈 등에서 발생하는데, 이를 높이기 위해서는 좋은 성적이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승리의 핵심은 선수들이지만, 그 선수들을 선발하는 것은 스카우트들이므로 구단 내에서 매우 중요한 직무로 대우받고 있습니다.”
- 스카우팅을 성공하면 인센티브가 있는지.
“없습니다. 저희는 선수를 있는 그대로 평가해야 하므로 인센티브를 받으면 판단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스카우트 경력 10년 동안 계약한 선수는 메릴 켈리 한 명뿐이라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는 거냐’고 오해하기도 하지만, 선수들을 평가한 리포트가 실제로 맞아 떨어졌다면, 그들이 다른 팀과 계약했더라도 저는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것입니다.”
- 대략적인 연봉은.
“이 직무는 스카우트 업무 능력을 철저하게 평가하기 때문에 초봉은 약 3000만원 정도로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능력을 인정받고 승진하면 급여는 크게 상승하는 편입니다.”
- 스카우팅 방식은.
“우선 고등학교와 프로의 접근 방식이 다릅니다. 프로는 에이전트가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보통 에이전트를 통해 접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고교 선수는 대개 감독님에게 먼저 말씀드린 후 선수 부모님께 연락합니다. 만약 선수가 이미 에이전트를 두고 있다면 에이전트와 직접 진행하면 됩니다.”
- 인성, 대인관계 등 야구와 무관한 측면도 고려한다는데.
“당연합니다. 이 선수가 팀에 합류했을 때 팀 분위기를 해치지 않아야 하며, 고등학교 선수는 지속적인 성장이 필요합니다. 만약 실력은 뛰어나지만 야구에 열정이 크지 않은 선수라면, 성장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도 야구 외적인 요소들을 반드시 고려하는 것이 맞습니다.”
- MLB 구단들이 특히 선호하는 KBO 구단이 있는지.
“팀보다는 선수를 평가하기 때문에 특별히 선호하는 구단은 없습니다. 다만, 저희 구단은 얼마 전까지 키움 히어로즈와 파트너십을 유지했기 때문에 특히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 KBO 스카우트의 텃세가 있는지.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는 너무 어렸고, 거의 교포였기 때문에 한국에 와서 KBO 스카우트들과 계속 마주치는 게 조금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들 잘 대해주셔서 매우 편합니다. 아마 그때는 제가 어려서 많이 긴장해 텃세라고 오해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텃세는 없었습니다.”
- 최근 LA 다저스로 진출한 김혜성 선수의 스카우팅 리포트를 어떻게 썼는지.
“김혜성 선수와는 친분이 조금 있어 잘 알고 있습니다. 야구밖에 모르고 인성도 매우 좋은 선수입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유격수로는 힘들다, 주 포지션은 2루수로 경험은 부족하지만 운동 신경과 스피드가 뛰어나 외야수도 가능한 선수라 생각했습니다. 타격 면에서는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봤고 죄송하지만 주전급보다는 유틸리티 선수로 평가했습니다.”
- 다저스행을 예상했는지.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스카우트와 친분이 있어서 그쪽에서 오퍼가 있을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다저스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의외였습니다. 에인절스에서는 아마 원했다면 거부권을 줄 수 있는 상황이었을 것 같아 김혜성 선수의 판단이 조금 의아했습니다. 아무리 다저스가 좋은 팀이라 하더라도, 현재는 팀보다는 본인이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는 것이 우선이고, 그 다음에 팀을 고르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 한국 선수들 중 차기 메이저리거를 예상한다면.
“아시다시피 김도영(KIA 타이거즈) 선수는 정말 뛰어나지만, 포스팅 룰이 바뀌지 않는 한 아직 4년이 남았습니다.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선수도 곧 공익에서 돌아오는데 한 번 평가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가장 흥미로웠던 순간은.
“제가 첫 스카우트한 메릴 켈리 선수의 메이저리그 데뷔전이었습니다. 켈리 선수가 한국(SK 와이번스)에서 4년을 뛰었죠. 마이너리그 거부권까지 주면서 계약했기 때문에 정말 떨렸습니다. 당시 저도 스카우트로서 너무 어렸기 때문에 이 선수가 과연 성공할지 걱정됐습니다. 그래서 켈리 선수의 데뷔전을 손에 땀이 날 정도로 긴장하며 지켜본 기억이 납니다. 그때 6이닝 3실점을 기록했는데, 나름 괜찮은 결과였기에 끝나고 나서 ‘내가 보는 눈이 조금은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업무 중 가장 힘든 순간은.
“어떤 선수를 저희 팀에 데려오고자 열심히 일했는데 그게 불발됐을 때는 조금 힘이 빠지는 것 같습니다.”
- 가장 자랑스러운 성과는.
“메릴 켈리 선수 스카우트입니다. 재작년 팀이 준우승할 당시, 켈리 선수가 시즌 내내 2선발로 활약했고, 특히 플레이오프에서는 선발 투수 중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습니다. 제 예상보다 훨씬 더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제가 켈리 선수에게 너무 고맙습니다.”
- 스카우트라는 직업의 매력은.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매일 힘들게 출퇴근하며 일하지만 저희는 정말 좋아하는 야구를 보는 것이 곧 일이기 때문에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사랑하는 일을 업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직업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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