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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253) 배준식] 무급으로 시작한 도전, 축구 영상의 새 길

2026.10.26

뉴스Q(큐) 스포츠Q 이정훈 객원기자 / 스포츠 중계 카메라가 비추는 장면은 경기가 시작된 뒤 90분뿐이다. 하지만 그 90분을 위해 선수와 스태프가 흘린 땀방울, 라커룸의 은밀한 감정선은 화면 너머에 그대로 남는다. 대형 무대, 화려한 조명만 미디어에 소비될 뿐 대다수 그라운드 안팎 장면은 누군가 기록하지 않으면 그대로 사라지는 것이 현실이다.

스포츠산업 직업 탐방 코너 JOB아먹기가 축구 현장에서 서사 기반 스토리텔링을 구현하는 콘텐츠 PD를 만났다. 휴대폰 하나 쥔 채 무급으로 현장을 누볐을 정도로 축구를 사랑하는 인물이다. 타이트한 컷 구성 노하우, 뜨거운 현장론 등 축구 영상의 뉴웨이를 지향하는 배준식 PD다. 탁월한 실력으로 차근차근 성장해 K리그 구단과 정식 계약을 맺은 프로덕션 대표와 인터뷰했다. 

뉴웨이프로덕션 배준식 PD의 모습 [사진=본인제공]
뉴웨이프로덕션 배준식 PD의 모습 [사진=본인제공]

-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 영상 제작 프로덕션, 뉴웨이 프로덕션의 배준식 PD라고 합니다. K3리그 포천시민축구단과 K리그2 천안시티FC에서 매치데이 영상을, 기타 웨딩과 행사 스케치 등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 뉴웨이 프로덕션은.

"스포츠콘텐츠부터 행사·웨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영상 기획과 제작을 하는 프로덕션입니다. 축구 콘텐츠에서는 선수들의 말과 경기 코멘터리, 경기 흐름을 바탕으로 감정 기반 스토리텔링 콘텐츠와 예능형 콘텐츠를 빠른 템포의 타이트한 컷으로 만드는 것을 지향합니다. 모토처럼 누구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이야기를 위해 다른 영상이나 다른 프로덕션이 만들기 어려운 영상을 꾸준히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 보통의 업무 루틴은.

"주말에 보통 경기 출장을 많이 나가고, 다음날은 경기 당시의 분위기를 복기하며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지 고민합니다. 이어서 영상들을 하나씩 보며 후보를 정리하고 영상의 흐름을 설계한 다음 보통 이틀 정도 편집에 집중해 결과물을 완성해 나가는 편입니다."

- 언제부터 영상 분야를 진로로 삼았는지.

"사실 저는 뉴웨이 프로덕션 전에 축구 유튜브를 했습니다. 너무 재미있고 소중한 여정이었지만 결국 그만두면서 '이제는 내가 직접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프로덕션을 만들고 사업자를 냈습니다 2023년 무급으로 K3리그에 있던(당시 K4리그) 당진시민축구단과 함께 본격적으로 영상 프로덕션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 경기 현장 속 어떤 포인트에서 스토리텔링의 영감을 얻는지.

"먼저 경기의 의미와 결과가 어떤 형태로 이어질지를 찾습니다. 같은 무승부라도 전력 차이와 팀의 목표에 따라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인지 비겨도 되는 경기인지 이야기가 달라진다고 봅니다. 그래서 매치 포인트, 선수의 기록과 스토리를 미리 확인하고 경기의 흐름이 바뀌는 분위기 전환 지점을 함께 살피면서 선수 인터뷰와 중계 멘트 등을 경기 장면과 연결해 방향을 잡습니다."

촬영하는 배준식 PD [사진=본인제공]
촬영하는 배준식 PD [사진=본인제공]

- 현장에서 변수가 생겼을 때 대처 방식은.

"축구는 변수가 정말 많죠. 예를 들어 크게 이기고 있어도 퇴장이나 부상처럼 상황이 갑자기 바뀔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돌발 상황에 대처한다’기보다는, 촬영과 동시에 편집을 어떻게 할지까지 같이 고민하는 편 입니다. 중요한 건 그 순간의 감정과 흐름을 더 정확히 기억해서 콘텐츠에 담아내는 거라 현장에서 그 감정이 살아있는 장면을 놓치지 않으려고 합니다."

-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노하우가 있다면.

"감정을 담는 장면과 타이트한 컷 편집을 좋아합니다. 그 리듬 안에서 팬들이 몰입하고 따라갈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데 신경써요. 특히 편집에서 선수의 감정을 최대한 담는 데 집중하는데 인터뷰와 중계 멘트, 라커룸 토크 등 소스를 경기 흐름에 맞게 연결해 보는 분들이 상황을 이해하고 다음 장면을 궁금해 하도록 구성하려 합니다."

- 현장의 열기나 선수의 감정을 감각적으로 담아내려면.

"선수들 본인의 목소리로 당시 상황을 전달하는 걸 중요시 합니다. 경기 중 어떤 생각을 했고 그 장면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들으면 팬들이 선수의 시선으로 경기를 볼 수 있거든요. 실제로 선수들이 경기의 맥락을 연결해서 이야기하는 인터뷰 방식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편집할 때도 그 말이 해당 장면과 맞물리도록 구성하면서 흐름 속에 선수의 감정이 전달되도록 신경씁니다."

- 제작 과정에서 가장 공을 들이는 단계는.

"기획과 촬영도 중요하지만 결국 결과물을 완성하는 건 편집이잖아요. 아무리 좋은 장비로 잘 찍어도 편집이 초보자면 의미가 없고, 반대로 휴대폰으로 찍더라도 편집을 잘하는 사람이 잡으면 영화감독처럼 완성도 있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잦은 출장으로 인한 어려움은 없는지.

"좋아하는 일을 하기에 딱히 그렇게 느끼는 편은 아닙니다. 물론 출장 자체는 하루 기준으로는 확실히 힘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정을 멀리 가는 날은 당일에 피곤하고 부담이 크죠. 그런데 저는 그 힘듦이 시간이 지나면 결국 사라지고, 남는 건 해냈다는 성취감과 좋은 추억이라고 느껴서 버티는 편입니다."

선수단을 촬영하는 배준식 PD. [사진 제공=본인]
선수단을 촬영하는 배준식 PD. [사진 제공=본인]

- 선수·구단과 협업과 팀워크를 위해 특별히 신경 쓰는 점은.

"선수마다 성격과 루틴이 달라서 초반에는 특성을 파악하는 데 집중합니다. 인터뷰가 편한 선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에 무턱대고 카메라를 들이대기보다 라포를 먼저 쌓아 마음을 열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면 영상에 담기는 선수들의 수와 자연스러움도 늘어나더라고요. 구단도 마찬가지로 구단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귀 기울이고, 구단마다 콘텐츠 분류와 반응이 다를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계속 고민하며 그 니즈에 맞춰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미디어 트렌드의 변화가 빠른데. 평소 어떤 콘텐츠를 공부하거나 참고하는지.

"'죽어도 선덜랜드'나 '트레블'처럼 현장감이 강하고 인물의 이야기가 살아 있는 스포츠 다큐멘터리를 많이 참고합니다. 선수 인터뷰로 경기의 맥락과 감정을 따라가게 하는 방식이 특히 저희 모토와도 맞닿아 있고요. 그리고 해외 구단 콘텐츠를 보면서 지금 저희 인력과 장비로 어디까지 적용이 가능한지 현실적으로 고민하고 적용하려고 합니다. 무엇보다 다큐나 예능 등 다양한 장르를 폭넓게 소비하면서 배운 요소를 축구 콘텐츠에 응용할 수 있게 스펙트럼을 넓히는 편입니다."

- 현장에서 AI의 발전을 체감하는 순간이 있다면.

"AI가 아직 축구 분야 영상 콘텐츠에는 많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힉스필드 같은 플랫폼에 꾸준히 투자해서 AI를 공부하고 적용하고 있고 내년에는 어떤 팀이 함께하든 AI 콘텐츠로 팬들에게 새로운 재미와 새로운 볼거리를 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요. AI 콘텐츠에선 적어도 축구계의 선구자 역할을 맡아서 앞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를 떠올려 본다면.

"2023년이었어요. 원래 축구 관련 유튜브를 하던 중 여러 이유로 갑자기 그만둘 수밖에 없었고 그 시기가 가장 힘들었던 순간 중 하나였죠. 그 시간을 지나오며 ‘혼자라도 스스로를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고, 축구업계에 제 모습을 더 보여주고 싶어서 프로덕션을 만들게 됐습니다. 이후 K4리그 당진시민축구단과 연결됐지만 경력이 없었기 때문에 무급으로 시작했어요. 운이 좋게도 당시 당진에는 K리그1·K리그2 선수들이 사회복무 신분으로 많이 있었고 그 선수들의 모습과 경기 장면을 담으며 기초를 쌓았습니다."

- 절대 타협하지 않는 본인만의 제작 철학이 있다면.

"영상 러닝타임 1분 1초도 허투루 쓰지 않습니다. 미디어에 대한 대중들의 기대치와 기준치가 높아진 현재 조금이라도 영상이 지루하면 바로 넘기는 소비 심리를 잘 알기에 더 몰입감 있고 타이트한 콘텐츠를 만들고자 합니다. 다음은 자신감입니다. 내가 나를 안 믿으면 누구도 나를 믿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나를 믿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 지금까지의 작업물 중 가장 애착이 가거나 기억에 남는 것은.

"제가 만든 콘텐츠는 매년, 매 순간 발전한다고 생각해서, 항상 최근에 만든 영상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보기에도 매번 더 좋아지고 깊이 있는 방향으로 만들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곧 업로드 될 천안시티FC 콘텐츠가 또 그중에서도 가장 깊이 있고 팬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작업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천안시티FC를 촬영하는 배준식 PD [사진=본인제공]
천안시티FC를 촬영하는 배준식 PD [사진=본인제공]

- 본인에게 축구란 어떤 존재인지.

"평생 친구예요.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믿고 제가 죽는 그날까지도 축구는 계속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축구는 계속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될 거잖아요. 저는 뉴웨이 프로덕션을 10년·20년 혹은 죽는 날까지 재밌게 할 수 있는 일로 보고 시작했는데 그 연장선에서 축구는 언제나 제 옆에 있는 평생 동반자라고 생각합니다."

- 클라이언트와 의견이 충돌할 때 어떻게 조율하는지.

"우선 설득을 많이 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삭제 요청이 들어왔을 때는 그 장면이 왜 필요한지, 어떤 전개를 위한 복선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드리며 판단을 유보해 달라고 요청해요. 그러면 보통은 대부분 이해해 주셔서 기존 방향대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좁혀지지 않는다면 구단의 입장도 분명 있을 테니 그때는 받아들입니다. 특히 축구에서는 전술적인 이유 등의 현실적인 요소가 커서 선은 지키되 전체 흐름은 살리는 방식으로 보완하려고 합니다."

- 뉴웨이 프로덕션의 방향성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이야기'"를 깊이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사람마다 서사가 다르듯 선수들 역시 각자의 노력과 성장 과정을 거쳐 오늘의 자리에 오기 때문에 이야기를 더 심층적으로 파고들어 팬들의 기억에 남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깊이 있는 콘텐츠로 울림을 주며, ‘이 영상 뉴웨이프로덕션이 만들었다’ 라는 아이덴티티를 팬들에게 각인시키고 싶습니다."

- 무급으로 작업하던 시기를 버틸 수 있던 원동력은.

"자신감이었어요. 제가 한 번도 실패할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고, 설령 넘어지거나 시행착오가 있어도 그걸 이기면 더 나아진 모습이 나온다고 믿었거든요. 2023년에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시작했는데도 1,2년 뒤에는 돈을 받으며 일을 할 수 있을 거고 제가 응원하는 K리그 팀에서도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거라 확신했어요. 당진까지 넘어가고 주말을 반납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함께해준 동료와 지지해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당시 당진시민축구단 사무국 직원들도 제가 만들고 싶은 콘텐츠에 협조를 많이 해줬습니다. 그 인연과 미래에 대한 열망이 그 시기를 버티게 해줬다고 생각합니다."

-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인정받을 때입니다. 제가 맡은 팀 직원들이나 팬분들이 인정하고 칭찬하는 댓글을 남겨주면 그 글들을 동료들이 가져오더라고요. 예시로 최근에 천안시티FC 영상과 관련해 수원 삼성 팬들이 '재밌게 봤다', '천안 팬 될 뻔했다' 같은 반응을 보였는데 이럴 때 정말 뿌듯함이 커집니다. 몰입감 있게 끌어들일 정도로 영상을 잘 만들고 있구나 싶어서 밤을 새서 작업해도 힘들지 않게 느껴집니다."

- 스포츠 영상 제작 분야에 입문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핵심 역량은.

"꼭 스포츠가 아니더라도 '사랑해서 밤 새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태도와 꾸준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일을 찾으면 슬럼프가 와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깁니다. 사랑하는 일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성공 확률을 높이는 ‘운의 확률’을 쌓는 과정이 됩니다. 그래서 젊은 시기일수록 그 일을 찾는 시간을 게을리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어떤 요소가 담긴 포트폴리오에 주목할지.

"진부한 콘텐츠의 틀을 깨려 하는 시도를 주목할 것 같아요. 당장의 작업물과 경험이 적어도 그 틀을 깨려는 고민과 노력이 드러나면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PD는 결국 기획이 가장 중요하다 보니까 어떤 콘텐츠를 만들더라도 그 기획 단계에서 진부함을 벗어나려는 사람이면 더 높은 레벨로 올라갈 준비가 돼 있다고 판단할 것 같습니다."

촬영하는 배준식 PD [사진=본인제공]
촬영하는 배준식 PD [사진=본인제공]

- 다음 세대에게 해주고픈 이야기가 있다면.

"사랑하는 일을 찾는 노력을 해보세요. 뭐라도 더 하고 싶고, 발전하고 싶고, 나를 기쁘게 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그런 일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속에 있어요. 저는 운이 좋게도 제가 사랑하는 축구를 통해 일을 하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더 발전하려 하고 정직하게 노력하다보면 그 운의 확률을 서서히 높여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에 대한 강한 확신과 믿음을 갖고 하다보면 팬들이 좋아하는 것들, 구단이 좋아하는 것들이 보이고 내가 만드는 영상의 깊이도 달라질 거라 확신합니다."

- 마지막으로 전하고픈 이야기는.

"서른 살에 이 일을 시작했는데 전공자도 아니었고 휴대폰으로 축구 현장 브이로그를 찍던 작은 유튜버였어요. 그럼에도 운이 좋게 사랑하는 일을 찾았고, 지금까지도 이 일을 너무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인터뷰가 끝나고 돌아가서 밤샘 작업을 하며 팬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거고요.

독자분들 중에 저보다 더 어린 나이에 시작하려는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해요. 여러분은 충분히 저보다 더 빠르게 높은 단계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진심으로 응원하고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돕고 싶습니다. 그리고 축구콘텐츠 미디어 PD를 꿈꾸시는 분들은 저보다 더 깊고 더 강한 충격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주셨으면 해요. 그걸 보면서 저도 다시 자극받고 더 좋은 작업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많이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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