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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232) 이웅재] 청춘FC 출신 65만 크리에이터, 선출의 마음가짐
2026.05.13[스포츠Q(큐) 이건하 객원기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스포츠스타는 극히 일부다. 엘리트체육 운동선수들은 꿈을 향해 힘껏 달리지만 결국 치열한 경쟁에서 밀려 다른 선택을 마주해야 한다.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은 축구선수 출신이다. 세계 최고들이 모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진출과 국가대표 태극마크를 다는 걸 목표로 인고의 시간을 견뎠지만 결국 좌절해야 했다.
노력만큼 결과값이 나오지 않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KBS 스포츠 다큐멘터리 '청춘FC 헝그리 일레븐'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알리더니 이를 발판 삼아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유튜브 구독자 19만, 인스타그램 팔로워 46만의 글로벌 크리에이터 이웅재가 전하는 메시지는 학생선수들에게 울림을 준다.

-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글로벌 풋볼 크리에이터 ‘더투탑(the2top)’으로 활동 중인 이웅재입니다.”
- 축구를 시작한 계기는.
“인생의 큰 분기점은 2002년이었습니다. 한일 월드컵을 보면서 꿈이 생겼습니다. 특히 안정환 선수의 활약을 보고 ‘선수가 돼야겠다’는 마음을 품게 됐습니다. 부모님께서 처음에는 반대하셨어요. 1년 정도 꾸준히 설득한 끝에 초등학교 5학년 때 본격적으로 축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 세상에 이름을 알린 청춘FC 입단 과정은.
”청춘FC는 선수 꿈을 이어가고 싶지만 기회를 얻지 못한 이들에게 다시 한번 무대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당시 K3리그에서 뛰고 있었어요.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기 어려운 환경이었습니다. 지상파 방송을 통해 저를 알릴 수 있다면 프로로 갈 수 있는 가능성도 조금은 넓어지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한 번이라도 더 기회를 잡고 싶다’는 생각이었고 오디션에 지원했습니다.“

- 롤모델 안정환 감독과의 에피소드가 있는지.
”특별한 한 사건이라기보다는, 그분과 함께 생활했다는 사실 자체가 가장 큰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함께 식사하고, 낮에는 훈련하고, 저녁에는 미팅하며 하루 대부분을 같이 보냈습니다. 어릴 적 '저 선수처럼 되고 싶다'고 꿈꾸며 축구를 시작했는데, 성인이 돼 매일 눈을 뜨면 그 롤모델이 제 앞에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매일이 새로웠고, 제게는 꿈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 선수로 가장 크게 느꼈던 보람,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꼽는다면.
”선수 시절을 돌아보면 가장 의미 있었던 순간은 청춘FC였습니다. 프리미어리그 진출과 국가대표라는 목표를 품고 축구를 했지만 현실에서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었습니다. 또래들이 상위 학년 경기에 출전하고 청소년 대표로 선발될 때 저는 그 기회를 쉽게 얻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누구보다 더 많이 노력했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대학교 시절까지 하루 네 차례 훈련을 이어갔고, 합숙 중 외출이 허락된 날에도 휴식 대신 운동을 택했습니다. 그럼에도 결과가 따라오지 않을 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이렇게까지 노력하는데 왜 나는 이기지 못할까’라는 질문이 스스로를 가장 괴롭혔습니다.
하지만 청춘FC는 제게 그 시간들의 결실과도 같은 무대였습니다. 비록 프로 진출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제가 꿈꾸던 무대 가까이까지 설 수 있었고 지난 노력들이 헛되지 않았음을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 선수 생활을 뒤로하고 새로운 길을 고민한 계기는.
”청춘FC 이후에도 현실적인 고민은 계속됐습니다.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셨지만 곧바로 프로 계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고, 다시 한번 현실의 벽에 마주하게 됐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수없이 던졌습니다. 계속 붙잡아야 할지, 아니면 다른 길을 찾아야 할지 선택의 기로에 있던 시기였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다른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습니다.“

- 크리에이터로 전향한 계기는.
”그렇다고 축구를 완전히 떠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축구는 제 인생의 전부였고, 제가 가장 잘 아는 분야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축구로 내가 할 수 있는 다른 일은 없을까?'라고 고민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거창한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제가 경험한 이야기와 느낀 점을 나누다 보니 점점 방향이 잡혔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활동이 지금의 더투탑으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 채널 운영 초반 다양한 스킬 챌린지를 업로드하며 성장했는데.
”더투탑을 시작할 당시 국내에는 인스타그램 기반 축구 크리에이터가 거의 없었습니다. 레퍼런스를 찾던 중 영국의 ‘F2 Freestylers’를 보고, 스킬 중심 콘텐츠를 한국에서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챌린지를 시작했습니다."
- 어려움은 없었는지.
"촬영 과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한 장면을 위해 하루 7시간씩, 2주 동안 같은 동작을 반복하기도 했습니다. 처음엔 '누구나 할 수 있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그 시간을 끝까지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 반복과 집요함이 더투탑의 색깔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유명 축구선수, 셀러브리티를 만났는데. 기억에 남는 인물은.
”많은 선수들을 만났지만 호나우지뉴입니다. 손흥민, 프렝키 더용, 마커스 래시포드 등 세계적인 선수들도 만났지만 어린 시절 동경하던 선수인 호나우지뉴를 마주했을 때의 감정은 달랐습니다. 꿈을 꾸게 해준 인물을 만나는 순간이기에 더욱 특별했습니다.“
- 해외 활동 시 언어적 어려움은 없는지.
”영어가 완벽한 편은 아니지만, 자신감 있게 부딪히는 스타일입니다. 듣기는 비교적 되는 편이라 단어를 조합해 소통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자막 없이 보고, 영어 라디오를 듣고, 듀오링고로 매일 공부하며 꾸준히 감각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완벽함보다는 지속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라리가 초청을 받아 헤타페 홈경기에서 시축했는데.
”라리가 초청으로 스페인을 방문했을 당시 원래 촬영 팀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M)였습니다. 일정을 마친 뒤 추가로 구단들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헤타페FC와 연결됐고 현지에 남아 촬영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구단 측으로부터 갑작스럽게 홈경기 시축 제안을 받았습니다. 계획에 없던 일정이었지만, 한국을 대표해 온 만큼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관중 참여 이벤트와 함께 진행됐고 저와 팬들 모두에게 특별한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 더탑투 2:2 대회를 개최한 기획 배경은.
“처음에는 단순히 유명해지고 싶다는 목표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나이키와의 미팅에서 '유명한 사람을 쓸 거면 우리는 이미 호날두와 음바페가 있다'는 말을 듣고 방향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때 ‘우리만의 것’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고, 도심에서도 즐길 수 있는 2:2 축구 포맷을 구상했습니다. 작은 공간에서도 몰입감 있게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경기 모델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규칙과 형식을 직접 설계해 소규모 대회부터 시작했고 점차 확장해 결국 잠실 롯데타워에서 K리그와 함께 대회를 열게 됐습니다.“

- 본인이 생각하는 K리그의 매력은.
“역사적 스토리 면에서는 해외 리그에 비해 짧을 수 있지만, 경기 퀄리티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경기장을 직접 찾으면 TV와는 전혀 다른 몰입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선수들의 움직임과 경기 템포 역시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이 정도 수준의 자국 리그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 나이키의 초청을 받아 본사에 방문했는데.
“이 이야기는 제가 구상해 온 도심 2:2 축구 모델과 맞닿아 있습니다. 약 4년 전 나이키와의 미팅을 계기로 ‘새로운 스포츠 포맷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이후 여러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하며 그 가능성을 실험해 왔습니다.
회사를 설립해 운영했지만 방향성의 한계를 느꼈고, 결국 직접 현장에서 답을 찾기로 했습니다. 이후 K리그와 함께 도심 2:2 대회를 기획·개최하며 모델을 구체화했습니다. 경험을 바탕으로 나이키 글로벌이 진행한 ‘토마 서울’ 스트리트 풋볼 이벤트 오거나이저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경기장 디자인과 룰, 현장 운영 전반을 맡았고,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본사 초청까지 이어졌습니다. 저에게는 단순한 방문이 아니라, 오랫동안 준비해 온 과정이 결실을 맺는 결과였습니다.“
- 더투탑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나 방향성이 있다면.
“우리는 결과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과가 좋으면 과정이 정당화되고 그렇지 않으면 모든 노력이 부정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국가대표나 프로 선수가 될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그렇다면 그 외의 사람들은 모두 실패자일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선수로서 최정점에 오르지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얻은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저는 실패를 끝이 아니라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더투탑을 통해 결과보다 도전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거창하지 않더라도, ‘저 사람은 계속 도전하고 있네’라는 울림을 전할 수 있다면 충분합니다.“

- 선수 시절과 지금의 삶을 비교한다면.
“선수 시절에는 항상 경쟁 속에 있었습니다. 누군가를 이겨야 했고, 선택을 받아야 했고, 결과로 증명해야 했습니다. 지금도 물론 경쟁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때와는 결이 다릅니다. 지금은 제가 직접 기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예전에는 ‘잘해야만 인정받는다’는 생각이 강했다면 지금은 ‘나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 선수로서의 시간이 지금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그 시간을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결과적으로 프로에서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그 시간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하루 네 번씩 운동하던 끈기,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버티던 시간, 남들보다 더 노력해야 한다는 절박함. 그런 경험들이 지금 콘텐츠를 만들 때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포기하지 않는 힘은 선수 시절에 배운 가장 큰 자산입니다.“
- 제2의 삶을 고민하는 학생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운동을 했던 시간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결과가 생각처럼 나오지 않더라도, 그 시간 동안 쌓인 태도와 습관은 결국 다른 곳에서 빛을 발합니다. 중요한 건 방향을 바꾸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수라는 꿈이 끝났다고 해서 인생이 끝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그 경험 덕분에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 앞으로의 목표는.
“단순히 콘텐츠를 많이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선수 출신으로서만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개척한 사람으로서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제가 걸어온 길이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선택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스포츠잡알리오 독자들에게.
“이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습니다.
스포츠산업 종사를 꿈꾼다면 누군가는 '거기 돈 안 된다'라고 말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런 말을 많이 들었고 실제로 시장이 뷰티나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비교했을 때 자본 규모가 큰 편은 아니라고 느끼기도 합니다. 시장 자체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결국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타인의 시선이나 '돈이 되느냐'라는 기준보다, 본인이 정말 가슴 뛰는 일을 선택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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