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 등록 회원가입

스포츠JOB아먹기

스잡알의 실무자 Job인터뷰를 만나보세요.

[스포츠JOB아먹기(227) 권성욱]

2026.03.13

[스포츠큐(Q) 이정훈 객원기자] "잡아 당겼습니다. 좌익수 뒤로, 좌익수 뒤로, 좌측 담장, 좌측 담장!"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멘트다.

극적인 상황이 연출되는 순간 어떤 콜인지에 따라 경기의 온도는 완전히 다르게 전달된다. 같은 홈런이라도 어떤 캐스터가 전하느냐 따라 팬들이 느끼는 감정선과 몰입도에 큰 차이가 있다. 서사를 만들어내는 직업, 바로 스포츠캐스터다.

권성욱 캐스터. [사진=본인 제공]
권성욱 캐스터. [사진=본인 제공]

단일 시즌 1200만 관중이 들어차는 프로야구(KBO리그) 전성기다. 아나운서는 현장의 분위기를 안방의 팬들에게 전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 이번 JOB아먹기 인터뷰의 주인공은 시원한 목소리로 숱한 명장면을 전해온 KBSN스포츠의 '좌담 선생' 권성욱 캐스터다. 

프로야구 중계의 뒷이야기부터 여러 종목 중계 경험, 한 경기 방송을 위해 거치는 실제 준비 과정 등을 물었다. 캐스터를 꿈꾸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현실적인 조언도 들었다. 

- 소개 부탁드립니다.

“불러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는 KBSN에서 스포츠 중계를 하고 있는 권성욱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권성욱 캐스터. [사진=본인 제공]
권성욱 캐스터. [사진=본인 제공]

- 현재 역할과 주요 업무는.

“얼마 전까지는 스포츠 기획팀장을 맡고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개인적으로 준비하는 일이 있어서 보직을 내려놓고 스포츠캐스터 업무만 하고 있습니다. 당장은 겨울 시즌이다 보니까 여자농구(WKBL) 중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 중계가 있는 날과 없는 날의 업무 흐름은 어떻게 다른지.

“아무래도 차이가 있겠지만 중계가 있는 날만 준비하는 것이 아닙니다. 평소에도 내가 맡은 종목의 기사를 스크랩하고, 관련 자료와 기록을 정리하는 작업을 꾸준히 합니다. 

중계가 없는 날에는 그 주에 예정된 일정에 맞춰 미리 자료를 찾고 정리해둡니다. 꼭 내가 맡은 종목이 아니더라도 흥미로운 기사나 인터넷상의 정보를 찾아보며 공부하는 시간을 가져요. 이렇게 평소에도 꾸준히 준비를 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계가 있는 날은 대부분 저녁에 경기가 있기 때문에 회사에 출근해 그날 경기의 자료와 기록을 정리한 뒤 현장으로 나가기도 하고, 아예 현장으로 바로 출근할 때도 있습니다.”

- 캐스터 일을 시작하기 전 특히 도움이 된 활동은. 

“학교 방송국 동아리 활동이 큰 경험이 됐다고 생각해요. 실제 방송사에 진출한 선배들도 있었고, 그분들을 만나면서 방송사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필요한 정보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됐죠. 2~3년 정도 활동한 것이 진로를 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줬다고 생각해요. 사람마다 꿈은 다르죠.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분야가 있다면 직접 가서, 그곳에서 일하는 분들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경험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한 거 같아요.”

- 방송 외적으로 따로 하는 공부나 활동은.

“평소 다양한 취미와 자기계발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어요. 중계라는 일이 3시간 이상 라이브로 진행되고, 민감하다 보니 스트레스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평소에 해소할 수 있는 취미를 가지려고 해요.

최근에는 그림 그리기를 취미로 삼고 있습니다. 팀장 시절에는 바빠서 잠시 쉬었지만 다시 그리고 있습니다. 외국어 공부도 꾸준히 몇 년째 계속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동 중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는 것도 루틴입니다. 앞으로 그림 실력을 더 키우는 것과 일렉 기타 같은 악기를 배우는 게 목표입니다."

- 좌측 담장 콜이 유명한데, 이 멘트를 시작한 계기는? 

“시작 계기는 예전에 고(故) 하일성 위원님께서 캐스터라면 자신만의 고유한 시그니처 멘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해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때부터 '좌측 담장'을 좀 더 강조해서 사용하게 됐습니다. 이후로 이 멘트가 팬들에게 강하게 각인 되고 많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동안 너무 자주, 강하게 사용하다 보니 되려 그 이미지가 너무 강해지는 것 같아 최근에는 특별히 극적인 상황이 아니면 자제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팬분들께서 저를 '좌측 담장'으로 기억해주시는 건 감사한 일이지만 너무 평범한 상황에서 남발하는 것은 오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신중하게 사용하려 합니다.”

고척스카이돔 좌측담장 [사진=본인제공]
고척 스카이돔 좌측 담장. [사진=본인 제공]

- 한 경기 중계를 위해 평소 어느 정도 준비하는지.

“야구는 반년 이상 거의 매일 경기가 있기 때문에 경기별로 준비하기보다는 평소에 꾸준히 기록과 정보를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사 스크랩을 통해 새로운 정보나 과거 기록, 흥미로운 이야기를 정리해둡니다. 경기 당일엔 선발 투수 관련 자료를 가장 먼저 준비합니다. 예를 들어 투수의 좌우 타자 상대 성적, 팀별 상대 전적, 구질별 비율, 주자 상황별 투구 패턴 등 세부 데이터를 한 장에 정리합니다. 

농구는 경기 진행이 빠르기 때문에 야구만큼 세세한 기록의 필요성은 덜하긴 합니다. 대신 팀별 최근 승패,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선수별 평균 기록 등을 한 장에 정리합니다. 농구는 틀을 잘 만들어두면 2시간 정도면 충분합니다.

중계를 준비하면서 많은 자료를 모으고 정리하지만 실제로 중계에서 활용하는 것은 준비한 자료의 10% 정도에 불과합니다. 만약 준비한 자료를 모두 다 이야기하려고 하면, 오히려 중계가 산만해지고 엉망이 될 수 있어서 그 중 일부만 현장에서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PD, 해설위원 등과의 팀워크가 중요할텐데.

“이건 방송인만의 노하우라기보다는 모든 사회생활, 조직생활에서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조직이든 협업이 기본이고, 동료, 선배, 후배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말을 줄이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많이 듣는 것'입니다.

저 역시 젊었을 때는 하고 싶은 말도 많고, 내 주장도 강했습니다. 경험이 쌓이면서 진짜 중요한 건 내 의견을 내세우기보다 상대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말을 줄이고 상대방의 의견을 많이 들어주면 자연스럽게 좋은 분위기와 팀워크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야구의 참견' 촬영 현장 [사진=본인제공]
'야구의 참견' 촬영 현장에서. [사진=본인 제공]

- 캐스터의 필수 역량은? 학생 때부터 준비해 두면 좋은 것이 있다면.

“사실 캐스터뿐 아니라 방송인, 아나운서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자질이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말하기, 발성, 글쓰기, 종목 이해도, 시사 교양 등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어요. 그중에서 말하기 연습과 정확한 발음 이런 능력은 하루아침에 길러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고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연습하는게 도움이 되는 거 같아요. 

또한, 스포츠 이해도뿐만 아니라 시사, 교양, 대중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과 상식도 중요한 거 같아요. 캐스터는 야구나 특정 종목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말하기, 글쓰기, 종목 이해도, 시사 교양 등 여러 역량을 두루 갖추는 것이 중요하고 꾸준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드리고 싶습니다.”

- 울림있는 오프닝 멘트로 유명한데. 신경 쓰는 포인트나 노하우가 있는지.

“오프닝 멘트는 사실 요즘 책도 준비하고 있을 정도로 좀 특별합니다. 처음 시작한 건 꽤 오래됐는데 요즘 들어서야 좀 많이 알려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오프닝 멘트가 방송 한 번 나가면 그냥 끝이었는데, 요즘은 SNS나 쇼츠 같은 데서 많이 회자되다 보니까 젊은 팬분들이 많이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노하우라 하면, 경기 개요만 딱딱하게 전달하는 게 아니라 그날 경기가 가진 여러 의미, 선수나 팬들이 느낄 감정, 그리고 경기 이면의 이야기를 담으려 해요. 또 너무 야구거나 스포츠적인 표현보다는, 드라마나 영화 같은 데서 쓸 법한 단어나 문장을 일부러 써보려고 노력합니다. 그렇게 하면 좀 더 색다르고, 듣는 분들한테도 더 와닿지 않을까 싶어서요.”

- 최근 스포츠미디어, 중계 환경이 전과 비교해 달라졌다 느끼는지.

“많이 달라졌다고 느껴요. 전에는 프로야구 전 경기가 다 생방송 중계가 아니었고, 방송사 중심의 전통적인 미디어가 거의 전부였죠. 그런데 요즘은 OTT, 유튜브, 인스타그램 같은 다양한 플랫폼이 생겼죠. 특히 젊은 세대들은 인스타나 쇼츠 같은 데서 콘텐츠를 많이 소비하는 것 같아요. 이런 변화 덕분에 프로야구도 더 프로다워졌다고 생각하고요.

한편으로는 인공지능(AI)이 중계에 도입되는 종목도 생기고 있는데 야구는 아직까지 사람이 중계하죠. 물론 AI가 감정까지 표현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저는 캐스터의 역할이 쉽게 대체되진 않을 거라고 봅니다. 아무래도 사람만이 줄 수 있는 창의성이나 개성, 매력 같은 게 있잖아요.

미디어 산업 자체는 예전보다 환경이 좀 어려워진 건 사실입니다. 방송사의 복지나 연봉 같은 조건도 예전만 못하고 산업 자체가 사양길로 접어드는 느낌도 있고요. 그래도 아직까지는 이 직업만의 매력이나 도전할 만한 가치는 충분히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 이루고픈 목표는. 

“목표는 젊은 친구들만 갖고 있는 건 아닙니다. 저도 개인적인 목표와 장기적인 꿈이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지금 집필 중인 책을 잘 마무리해서 많은 분들께 좋은 평가를 받고 공감도 얻고 싶어요. 책은 3월 야구 개막에 맞춰 출판되는데 이를 통해 더 많은 분들과 소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기회가 된다면 중계방송뿐 아니라 강연이나 토론회 같은 자리에서 스포츠와 관련된 이야기, 혹은 스포츠를 통해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도 많이 가졌으면 합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스포츠캐스터라는 이미지에 머무르지 않고 싶습니다. 다른 방송이나 매체 등 새로운 분야에도 도전해보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그런 목표와 꿈을 계속 가지고 있습니다.” 

상호명 : 스포츠잡알리오 | 사업자등록번호 : 204-27-41240
직업정보제공사업 : 서울청 제2020-12호
사업자등록번호 : 204-27-41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