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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225) 김형탁] '세계 최강' 기반 다진 양궁 코치, 좋은 지도자란?

2026.02.26

[스포츠Q(큐) 유예슬 객원기자]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주초에 막을 내렸다. 4년에 한 번 전 국민의 관심을 독차지하는 종목 쇼트트랙이 역시나 메달 레이스를 주도했고 국가대표 선수단은 종합순위 1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동계올림픽에 쇼트트랙이 있다면 하계올림픽 전통의 효자종목은 양궁이다. 한국은 역대 하계올림픽 양궁에서만 무려 50개(금 32·은 10·동 8)의 메달을 쓸어 담았다. 양궁 종목 단연 세계 1위이며 동하계 통틀어 쇼트트랙(60개)에 이은 2위다. 

코리아 양궁이 세계 최강의 지위를 공고히 하는데 지도자들의 역할이 컸다.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은 수십 년 세월 동안 수많은 메달리스트를 배출한 산증인이다. 운동선수가 은퇴하고 가장 무난히 선택하는 길이 지도자다. 후배들을 양성하는 공부하는 지도자, 김형탁 코치의 철학을 들었다. 

-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양궁 코치 김형탁입니다.”

-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선수 생활 후 1970년도부터 지도자에 입문했습니다. 한국 양궁이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약 56년간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충북 괴산에서 양궁훈련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계 50~60개국에서 약 6000명 정도의 선수들이 와서 양궁을 배우고 있습니다. 해외에 나가서 세미나도 진행하고 해외 선수들도 지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양궁을 접하게 된 계기는.

“태권도 선수 생활을 하다가 우연히 버스 정류장에서 학교 선배가 기다란 무언가를 들고 있어서 물어보니 활이래요. 흥미가 있으면 한 번 와서 쏴 보라고 해서 양궁장에 가 한 번 쏴 본 것이 재밌어서 양궁을 시작하게 됐죠.”

- 양궁과 국궁의 차이점은.

“양궁은 조준기를 사용합니다. 굉장히 섬세한 것이라 볼 수 있어요. 국궁은 어떠한 과학적인 기구를 전혀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천연적인 활 그대로 쏘는 형태이기 때문에 서로 난이도가 다릅니다. 양궁은 섬세함이 있고, 국궁은 고전미가 있는 스포츠라고 볼 수 있죠.”

1984년 LA 올림픽 참가선수단. [사진=본인 제공]
1984년 LA 올림픽 참가선수단. [사진=본인 제공]

- 양궁에도 종류가 있는지.

“컴파운드와 리커브가 있어요. 우리가 올림픽에서 보는 것은 리커브입니다. 컴파운드는 아래위에 도르래같은 동그란 것이 달려 있어요. 이것이 활의 반발력을 더 강하게 해주거든요.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부터는 컴파운드도 정식종목이 됐습니다."

- 컴파운드에 기대하는 바는.

“남자 1명, 여자 1명으로 구성된 혼성 경기인데 현재 미국, 유럽 쪽이 상당히 강하죠. 우리나라가 메달을 딸 수 있는 확률은 50% 정도라고 보고 있는데, 항상 운동이라는 건 변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부터 3년 동안 그 과정을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 선수 경력은.

“1967년부터 선수 생활을 하고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도 선수를 이어갔어요. 1972 뮌헨 올림픽에 대비해서 국가대표 훈련을 하다가 대한체육회에서 예산 관계 등 여러 가지로 인해 출전을 못하고 이후 본격적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죠.”

- 지도자로서의 첫 시작은.

“1970년에 경북 경주에 양궁팀이 생겼어요. 부친께서 경주에 양궁부가 생겼으니 잠깐 와서 봐 달라고 해서 약 2개월 코치 생활을 하게 된 것이 지금까지 벌써 56년이 됐죠. 그래서 경주여고에서 첫 양궁 코치를 시작하게 됐어요.”

1984년 LA 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 서향순과 함께. [사진=본인 제공]
1984년 LA 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 서향순과 함께. [사진=본인 제공]

- 한국 최초의 양궁 금메달을 이끌었는데.

“전 국민이 기대하는 경기였어요. 1984 LA 올림픽에 양궁이 처음으로 출전했는데 사실 부담도 많았어요. 그렇지만 선수들이나 저도 여러 심리 훈련, 체력 훈련, 기술 훈련으로 열심히 올림픽에 대비했습니다. 금메달은 그런 훈련의 결과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 대만 대표팀 총감독을 맡았는데. 낯선 환경에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거기 협회 사람들도 설득하고 선수들에게도 취지를 설명하니 잘 따라줬어요. 또, 시스템을 우선 만들었죠. 보통 클럽이나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했는데 제가 가면서부터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하게 됐습니다. 중고대까지 연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대만은 잘 쏘고 있습니다.”

세계양궁연맹 회장(그레그 이스턴)과 함께. [사진=본인 제공]
그레그 이스턴 세계양궁연맹 회장(오른쪽)과 함께. [사진=본인 제공]

-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기 위해 기울인 노력은. 

“오래 전부터 영어 공부를 해왔어요. 옛날에 출퇴근이 왕복 3시간 거리였는데 계속 테이프를 듣고 공부했습니다. 중학생 교실에 들어가서 같이 수업을 들어가기도 했죠. 중국어는 제가 대만에 가서 밤잠 줄여가며 공부했어요. 일본어는 책을 보기 위해서 했고... 그런 언어들이 토대가 돼서 해외 선수들도 지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여러 국가에서 세미나도 진행하고 있는데 체력 관리는.

“평소에 운동을 많이 하고 영양도 신경 씁니다. 관리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 가르쳤던 제자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는. 

“첫째는 김진호 선수죠. 골프로 말하자면 박세리 선수같은 역할을 했어요. 1979년 세계선수권대회 5관왕에 오르면서 한국 양궁이 이렇게 강하다는 걸 알렸거든요. 다음은 1984년 LA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서향순 선수입니다. 이밖에 우리나라 선수들이랑도 경쟁하는 마르쿠스(브라질) 등 기억에 남는 선수들이 너무 많습니다.”

- 세계양궁연맹에서는.

“2002년부터 12년간 세계양궁연맹에서 코치위원을 했어요. 코치위원은 낙후된 나라를 찾아 세미나 해주고 기술 가르쳐 줍니다. 저희가 양궁 기술을 전수했죠. 저는 연맹에서 양궁 교본을 만들었어요. 전 세계 선수들한테 양궁을 가르치는 지도 교과서가 됐죠. 상당히 보람 있는 일입니다."

- 세계양궁연맹 코치위원은 임기가 있는지.

“임기가 4년인데, 3번까지만 할 수 있어요. 저는 4년씩 총 12년을 다 채우고 그만뒀죠.”

멕시코 양궁 세미나에서. [사진=본인 제공]
멕시코 양궁 세미나에서. [사진=본인 제공]

- 지도자로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휴먼십입니다. 로봇이 가르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사람을 가르치는 것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미 있게 선수와 교감하는 인간성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기술이 타고나야 하고 가르치는 전술이 좋은 것도 중요합니다만, 가장 중요한 건 지도자가 신뢰를 줄 수 있느냐라고 봅니다."

- 지도자의 성과는 선수의 성적으로 증명되는데, 압박감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취미 생활로 많이 소화했던 것 같아요. 한동안 낚시를 많이 다녔습니다. 주말에는 가서 정서적인 면을 많이 컨트롤했어요.”

- 지도자로서 필요한 역량은.

“지도자는 자기 관리를 잘해야 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가 가르치는 종목에 대해서 지식을 많이 가질 수 있어야 해요. 그냥이 아니고, 과학적으로 분석해서 어떻게 지도하면 선수들이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을지요. 그 외 심리 비법 등 기술적인 면도 있어야 해요. 또, ‘우리 지도자는 가장 존경받을 수 있는 분이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신뢰감을 주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 극도로 긴장감을 느끼는 선수에게는.

“긴장을 많이 한 다음에 늦추려면 늦어요. 선수의 긴장도가 약간씩 올라갈 때 그의 습관을 보고 선수의 긴장도를 빨리 파악한 후 긴장감이 덜 올라가도록 방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예를 들어 활을 쏘고 나서 옷을 건드리는 동작이 원래는 한 번 나오는데, 그 동작이 여러 번 나오거나 평소에 하지 않는 동작을 하면 선수가 긴장했다는 것을 알고 사전에 긴장을 낮춰주죠. 긴장이 올라온 후 낮추는 것은 시간으로도 오래 걸리고, 실전 때 그렇게 할 여유가 없어요.”

- 지도하는 선수가 슬럼프에 빠졌을 때는.

“슬럼프에 빠지지 않게 사전에 예방을 하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때에 따라서 슬럼프에 빠지면 쉬게 했어요. 슬럼프에 빠진 선수를 꺼내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 것보다 그냥 편안하게 쉬고, 혼자 생각하게 한 후에 다시 시작하는 것이 훨씬 극복이 빨랐어요.”

- 양궁 지도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자격증은.

“대한양궁협회, 대한체육회에서 실시하는 전문체육지도자가 있습니다. 교육을 받게 되면 이론을 많이 배우게 되죠. 이건 필수적으로 가져야 합니다.”

김형탁 양궁훈련원에서. [사진=본인 제공]
양궁훈련원에서. [사진=본인 제공]

- 미국 골프 코치 라이선스도 획득했는데.

“취미로 시작을 해서 프로 테스트를 받고 합격했는데 취미 이상의 역할을 했죠. 중원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골프 수업도 하고 이론도 강의해요. 골프는 제2의 인생에서 아주 재밌게 살 수 있는 하나의 취미입니다. 취미를 넘어 더 잘해보고 싶은 성취감도 가질 수 있는 그런 스포츠랄까요.”

-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는.

“군대에 있을 때 아내가 봉급을 타서 활을 사줬어요. 그 활을 가지고 전국체육대회에서 메달을 땄어요. 그게 너무나 고마웠고 좋았어요. LA 올림픽 금메달을 땄을 때도 기억에 남습니다. 대한축구협회장 하셨던 정몽준 회장이 당시엔 대한양궁협회장이었거든요. 그분이 '금메달 따느라 수고했습니다. 김 감독님이 금메달을 따서 우리는 살았습니다'라고 말씀해했어요. 가장 보람 있었죠."

-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없었어요. 항상 저는 좀 도전적입니다. 진취적인 것을 좋아했어요. 승부의 세계에서 이겼을 때 기분이 너무 좋아요. 사실 져 본 적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나가면 거의 대부분 좋은 성적을 냈어요.”

- 앞으로 새롭게 해 보고 싶은 것은.

“초등학교나 중학교 같은 경우는 지도자가 있어도 아직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과학적으로 동영상 분석하는 시스템이 없거든요. 그래서 시골의 부족한 곳을 다니면서 지도해 주고 내가 가진 재능을 기부하면서 양궁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 후배 지도자에게 한 마디.

“쉬지 않고, 끊임없이 개발해야 합니다. 스스로를 위해 과감하게 투자하면 언젠가는 최고의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내가 가르친 선수가 최고가 되면 최고의 지도자가 되는 것이죠. 자기가 꾸준히 노력한 것에 대한 결과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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