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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187) 금정섭] LG트윈스 필드 닥터가 전하는 스포츠의학의 세계
2025.04.17[스포츠잡알리오 이연우 객원기자] 환호와 함성으로 가득 찬 잠실야구장. 흥분한 관중들과 달리 경기를 온전히 즐기지 못하는 한 사람이 있다. 선수들의 플레이를 유심히 지켜보고, 부상이 발생하면 언제든 달려갈 수 있도록 준비 하기 때문이다. 그라운드 위 선수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사, 필드 닥터 이야기다.
-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세종스포츠 정형외과에서 어깨, 팔꿈치 관절을 담당하고 있는 금정섭 원장이라고 합니다."
- 필드 닥터가 된 계기는.
“세부 전공으로 어깨랑 팔꿈치 관절을 선택했습니다. 그때 제가 스승으로 모셨던 교수님께서 2008 베이징 올림픽 때 팀 닥터로 가셨던 분이거든요. 워낙 스포츠의학 계통에 많은 기여를 하셨기 때문에 저도 이 분야에 선호도가 높았습니다. 또 스포츠의학이 더 세분화된 대처가 필요한 학문이라 흥미가 있어 공부하다 보니 이쪽 길로 오게 됐어요.”
- 필드 닥터의 역할은.
“경기 때마다 순번을 정해 필드에 갑니다. 돌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부상을 대비하기 위해 경기를 관람하며 선수들의 상황을 눈여겨보는 거죠. 경기 중간 특별한 문제가 있을 때 필드에 나가 대처하거나, 선수의 트레이닝을 보며 진단합니다. 응급조치나 부상의 정도를 따져 선수 이송 여부를 결정하기도 합니다.”
- 전문 분야가 아닌 쪽의 부상이 일어난다면.
“그래서 스포츠의학을 담당하는 의사가 필요합니다. 필드 닥터는 스포츠 활동을 할 때 주로 발생하는 다양한 부상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과의 특성보다는 대한스포츠의학회라는 학회에서 인증된 스포츠의학 전문의가 주로 필드 닥터에 지원하고 뽑힙니다.”
- 필드 닥터와 팀 닥터의 차이는.
“종목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보통 축구는 팀 닥터가 2명 정도 있어 경기 때마다 커버합니다. 반면 야구는 워낙 경기 수가 많다 보니 혼자나 둘이 커버할 수 없거든요. 그래서 경기 때마다 필드에서 대처할 수 있는 인력들을 그룹화합니다. 그런 그룹을 보통 필드 닥터 그룹이라고 합니다. 저는 그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고요.”
- 필드 닥터의 수는.
“종목마다, 팀마다 다릅니다. 농구는 2~3명이 한 팀이라면 야구는 10~20명 정도가 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고충은.
“일단 야구 경기 시간에 맞춰 하던 일을 접고 가야 하는 게 고충입니다. 또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즐기면서 관람하지 못하는 것도 있습니다. 그래도 경기 중 부상이 빈번한 경우는 아니라 불안해하거나 조급하게 경기를 보진 않습니다. 그 외엔 정말 행복하게 일하고 있어요.”
- 스포츠를 원래 좋아했는지.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야구 선수가 꿈이었습니다. 하지만 키가 작아 선수를 할 정도가 안 됐어요. 그래도 스포츠를 직접 하는 것도, 보는 것도 어렸을 때부터 매우 좋아했습니다.”
- 선수와 일반 환자 진료를 병행하는지.
“당연합니다. 저희 병원 같은 경우 젊은 환자가 많아요. 선수 위주로 진료하긴 하지만 일반 환자들도 많이 옵니다. 전문적인 케어를 받고 싶어 하는 분들은 선수 못지않은 케어를 받고 치료 또는 수술합니다.”
- 선수와 일반 환자 진료 차이점은.
“수술이나 재활하는 방법에 조금씩 차이를 두긴 합니다. 일반인들과 선수들의 일상은 다르잖아요. 일반인들은 조금 느긋하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진료합니다. 반면 선수들은 다치기 전 퍼포먼스로 최대한 빨리 복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습니다.”
- 야구 선수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부상은.
“팔꿈치 인대 손상 즉, 토미존 부상이 가장 많습니다. 공을 반복해서 많이 던지다 보니 인대 손상이 지속돼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급성으로 끊어지기도 합니다. 역동적인 동작도 반복되다 보니 어깨 관절 와순 손상도 자주 발생합니다.”
- 투수와 야수 간 차이가 있는지.
“투수는 팔꿈치 인대 손상이나 어깨 부상이 제일 많은데 야수는 슬라이딩이나 주루 플레이를 하면서 생기는 무릎이나 발목 손상이 많습니다. 외야수 같은 경우 공을 잡다 펜스에 부딪히며 생기는 어깨 부상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결을 달리해 봐야 합니다. 또 야수들은 타격을 하잖아요. 허리가 회전되는 동작을 하기 때문에 허리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 선수의 체격과 부상 빈도가 상관관계가 있는지.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관리하기 나름이지만 프로 레벨까지 간 선수들은 당연히 그렇지 않은 선수들에 비해선 체격이 타고나야 합니다. 물론 본인이 노력해서 몸을 만든 선수들도 있지만 타고난 것도 무시 못할 것 같아요. 너무 느슨한 관절을 갖고 태어난 선수들은 불안정함이 질환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 탄탄하고 질 좋은 근육, 안정적인 관절을 타고난 선수들은 관리만 잘한다면 좋은 퍼포먼스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특히 어렸을 때부터 관리를 잘해 좋은 피지컬을 만들어 놓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 수입 형태는.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선 필드 닥터를 하며 구단이나 협회로부터 비용을 받지 못합니다. 봉사직인 거죠. 축구는 팀 닥터 체제라 주치의 수당이 있지만 아주 적은 비용을 받습니다. 야구는 아직 없어요. 다만 팀에서 명절 선물 같은 베네핏은 줍니다. 작년엔 유광점퍼((LG 트윈스를 상징한다)도 받았어요.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비시즌 업무는.
“팀 나름이지만 LG는 시즌 시작과 끝에 메디컬 테스트를 합니다. 각 전공 필드 닥터들이 모여 선수들 몸 상태를 체크하는 시간을 한번 갖습니다.”
- 한화 이글스 의료자문의기도 한데, 의료자문의와 필드 닥터의 차이는.
“필드 닥터는 한 팀에 소속돼 있기 때문에 다른 팀에서 또 필드 닥터를 하긴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한 팀 선수만 볼 수 없으니 원하는 팀에서 선수를 보내주면 자문하는 거죠. 큰 부상이 생기거나 검사나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 제게 의료자문을 받습니다. 한화 외에도 여러 팀들이 와서 받습니다.”
- 구단에 의견 반영이 많이 되는지.
“상당히 반영됩니다. 구단의 방향성을 건드릴 수는 없지만, 수술 여부나 휴식 기간에 있어 결정이 어려운 경우 선수 상태에 맞춰 답을 드립니다. 명확한 의료적 판단을 통해 자문을 드리면 트레이닝 파트에서 전달해 의견이 반영됩니다."
- 여러 종목 의무위원을 맡고 있는데, 역할은.
“종목별로 선수들이 주로 생기는 부상이나 질환을 정리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지침을 내립니다. 중요한 대회, 경기에 나가기 전 선수들을 점검하기도 하고요. 의무위원회에 소속된 분들과 상의해 부상 방지 계획을 짜기도 합니다.”
- 종목별 차이는.
“종목별로 자주 발생하는 질환이 달라 차이가 큽니다. 그래서 종목의 특성을 매우 잘 알고 있어야 돼요. 야구는 어깨나 팔꿈치 부상이 많고, 농구나 배구는 주로 무릎이나 발목 부상이 많습니다. 자주 발생하는 질환을 미리 알고 환자를 진찰해야 정확한 진단과 치료 방침을 정할 수 있습니다."
- LG 스프링캠프 방문 계기는.
“선수들을 필드에서도 보지만 시즌 시작 전 준비 과정을 직접 보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LG는 훌륭한 트레이너 분들이 많아 트레이닝 과정을 스프링캠프 때 보면 좋거든요. 겸사겸사 부상인 선수들을 진찰하고 처치해주면 좋겠다는 트레이닝 파트의 요청이 있어 가게 됐습니다. 팀에서 배려를 많이 해 주셔서 특혜라고 생각하며 다녀오고 있습니다."
- 3년째 방문 중인데, 스프링캠프에 변화가 있는지.
“매년 조금씩 변하긴 합니다. 점점 기술이 발전하면서 트랙맨을 사용해 공의 회전 수와 구속을 확인하고 체계적으로 훈련하는 게 느껴졌습니다. 코치님들과 선수들 간 대화 방식이나 소통 방법들도 더 세련되게 계속 바뀌는 것 같아요. 항상 상의하고 서로 이해를 구하며 선수들이 납득한 상태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가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 가장 어려운 수술은.
“한 번 했던 수술을 다시 하는 게 제일 어렵습니다. 부상이 재발할 경우 다시 해야 하는데, 신경 쓸 점이 많아 굉장히 조심해야 합니다. 엘리트 레벨에 있는 프로 선수들을 재수술할 때 긴장도 많이 되고, 준비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일반인 수술도 당연히 어렵지만, 미세한 부분도 선수들의 퍼포먼스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더 집중력 있게 수술하는 편입니다. 그래도 모든 수술은 다 어려워요. 다 어렵게 해야 하는 게 맞고요.”
- 스포츠의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입니다. 나이, 계약 기간 등 선수의 상황을 고려해 전반적인 치료 방침을 정합니다. 선수뿐 아니라 트레이닝 코치, 감독, 구단 관계자 등 선수와 관련된 모두가 동의하는 치료 방침을 정하는 게 어렵고,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다음은 결국 기술입니다. 항상 치료 방침이나 수술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 필드 닥터가 되기 위해선.
“스포츠의학학회에서 인정하는 스포츠 인증 전문의를 공부해 시험에 합격해야 합니다. 간혹 팀에서 필드 닥터를 모집하기 위해 대한스포츠의학회에 공고를 내거나, 스포츠의학회 내에서 인증된 전문의들을 대상으로 필드 닥터 모집을 하는 기관이 있습니다. 그럴 때 지원해 선호하는 팀에 호감도를 표시하거나, 전문성을 어필해 발탁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 주요 역량은.
“선을 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팀을 너무 잘 알다 보니 간혹 작전에 대해 충고하거나 팀 운영을 침범하려고 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절대 안 됩니다. 나의 행위를 제한하고, 그 행위 내에서 의료적 자문을 하는 것이 첫번째입니다.
또 빠른 결정입니다. 일단 지켜보는 것보단 정확한 결정을 빠른 시일 내로 해야 합니다.
다음은 결국 소통입니다. 팀에서 의료를 담당하는 코치님들과 소통을 잘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아요.”
- 스포츠의학 분야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
“먼저 스포츠의학에 관심을 기울여 준 게 고맙네요. 스포츠의학이라는 분야는 굉장히 흥미롭고, 깊게 공부할수록 얻을 것이 많은 학문입니다. 일단 여러 케이스를 보고 본인이 스포츠 관련 지식을 키우는 게 중요합니다. 또 대한스포츠의학회나 대한정형외과 스포츠의학회라는 훌륭한 학회가 있습니다. 그곳에서 소식을 접하고, 지식을 쌓다 보면 더욱 관심이 생기고 기회가 하나씩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학회 많이 나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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