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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JOB아먹기(186) 김태륭] 양천 TNT FC, 이렇게 성장시켰습니다

2025.04.17

[스포츠잡알리오 김하은 객원기자] 2017년, 대한체육회와 대한축구협회(KFA)는 한국 축구의 경쟁력 강화, 선진국형 축구 시스템 구축을 위해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합하는 클럽리그 디비전 시스템(K1~K7)을 도입했다.


K5리그의 양천 TNT FC는 이 시스템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동네 동호회로 닻을 올려 세미프로에 근접한 이 팀은 디비전 원년부터 참가한 한국 축구 풀뿌리 생태계의 상징적인 존재다. 탄탄한 훈련으로 '프로선수 사관학교'가 됐고 후원사를 여럿 유치할 만큼 프런트의 능력도 도드라진다.  

독특한 스토리로 주목받고 있는 양천 TNT FC. 그런데 이 팀의 대표가 축구팬이라면 잘 알고 있는 인물이라 더욱 눈길이 간다. 대체 어떻게 동네 동호회가 프로와 아마추어의 연결고리로 무럭무럭 성장할 수 있었는지 스포츠산업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는 코너, 스포츠JOB아먹기가 김태륭 TNT FC 대표를 만났다. 

 

 


-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양천 TNT FC 대표 김태륭입니다.”
 

김태륭. [사진=본인 제공]

 

 

김태륭 대표. [사진=본인 제공]

 

 

- 축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아버지가 프랑스 특파원으로 발령을 받으면서 온 가족이 이주했습니다. 당시 프랑스는 한국을 잘 알지 못했고, 제가 프랑스어도 잘 몰랐기 때문에 학교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친구들과 대화가 잘 안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따돌림을 당했고 처음 반년 동안 외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축구를 하게 됐어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고 그냥 운동장에서 친구들이 하는 걸 따라해봤어요. 그런데 제가 또래 친구들보다 실력이 조금 좋았어요. 그러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친구들이 먼저 다가오기 시작했고 경기하면서 말을 트다보니 프랑스어도 훨씬 빠르게 늘었습니다. 축구 덕분에 몇 달 만에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게 됐고 흥미가 점점 커졌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때 축구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프랑스 생활이 더욱 힘들었을 것 같아요. 지금은 축구가 제 삶의 중요한 부분이 됐습니다.” 

 

 


- 프랑스에서의 유년 시절 이후 프로구단 입단 과정은.

“프랑스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후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때부터는 한국의 전형적인 축구 시스템을 따라갔어요. 중학교를 거쳐 서울체육고등학교, 고려대에 진학했고 드래프트를 거쳐 전남 드래곤즈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프로 축구선수 시절. [사진=본인 제공]

 

 

프로 시절. [사진=본인 제공]

 

 

 

- 선수 은퇴 후 직업은.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는 동안 선수 생활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고민이 컸습니다. 1년 차부터 계속해서 선수로서의 미래를 생각했어요. 하지만 점점 현실적인 고민이 커졌고, 결국 길을 이어가기 힘들겠다고 결정 내렸습니다. 그래서 은퇴 후의 삶에 대해 깊이 고민했습니다.

고민 끝에 고려대 축구팀 코치로 시작했습니다. 당시 서동원 감독님이 대행으로 일을 시작하셨어요. 그분의 팀 재건 과정이 궁금해 직접 찾아가 대화를 나눴습니다. 공익근무가 끝난 후 코치로 초대받았을 때 그 제안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기회를 잡고 지도자로서의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 해설위원을 시작한 계기는.

“내셔널리그에서 인터넷 중계 해설을 처음으로 시도했을 당시, 저도 주말에 중계하면 용돈도 벌고 재미도 있을 것 같아서 시작했습니다. 부담 없이 시작했지만 너무 재밌었어요. 경험이 기회로 이어졌고, SBS ESPN에서 축구 해설자를 모집한다는 공지를 보고 지원했습니다. 몇 번의 카메라 테스트 후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코치직을 맡고 있었으니 어려운 결정을 해야했습니다. 감독님도 이제는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할 것 같다고 하셨어요. 고민 끝에 저는 방송을 계속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코치로서의 미래보다 해설위원으로서의 미래가 더 즐겁고 잘할 수 있을 것 같았기에 불확실한 길이지만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축구 해설위원 시절. [사진=본인 제공]

 

 

축구 해설위원 시절. [사진=본인 제공]

 

 

 

- 양천 TNT FC와의 시작은 언제부터인지.


“양천 TNT FC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런 애증의 관계입니다. 한편으로는 정말 힘들고 고된 시간이 있었지만, 그만큼 깊고 특별한 유대가 생겼습니다. 25년의 역사를 가진 팀으로, 제가 이 팀에 합류한 시점은 2001년입니다. 당시 저는 고등학교 3학년이었고, 팀은 이미 동호회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처음에는 조기축구 모임 같은 느낌이었죠.

제가 당시 팀의 유일한 (엘리트) 선수였기에, 대학교 신입생 때부터 사실상 감독 역할을 맡았습니다. 팀을 꾸려가면서 점차 키워나가는 재미를 느꼈습니다. 처음에는 동호회 수준이었지만 점차 서울 남부권에서 가장 잘하는 팀으로 성장했습니다. 나아가 '서울에서 알아주는 팀이 되자'는 목표를 가졌습니다. 그래서 '스폰서를 구해볼까'라는 생각도 했고요. 그렇게 하나씩 만들어가던 모든 과정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양천TNT FC. [사진=본인 제공]

 

 

양천 TNT FC. [사진=본인 제공]

 

 

- 2017년 디비전 리그 공지가 올라왔을 때 심정은.

 

“어릴 때부터 막연한 꿈을 가지고 있었고, 언제든지 우리나라에도 이런 시스템이 생기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일본이 디비전 시스템을 시작하면 언젠가는 우리도 따라 하겠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보다 그 시기가 굉장히 빨리 다가왔어요. 2017년에 대한축구협회(KFA)가 시작을 공지한 순간, ‘이건 얼른,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부터 정말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 양천 TNT FC가 성장하는 과정에서의 변화는.

“2010년 쯤에는 저희 멤버들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접어들었고, 팀원들이 축구산업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습니다. 그 시기에 많은 지도자들이 나왔고, 축구 코치나 방송인 등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그 후로는 축구를 그만둔 후배들을 받아들여 커뮤니티를 형성해 팀의 체계와 문화를 더 발전시키고자 했습니다.”



- 어떻게 커뮤니티를 만들어갔는지.

“매주 수요일 저녁 풋살하고, 일요일에는 정기 모임을 가지면서 축구 외에도 서로 소통하고, 축구업계에서 살아갈 방법들을 찾았습니다. 목표는 단순한 축구팀을 넘어서 축구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의 네트워크 구축이었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축구를 그만둔 후배들을 받아들이고 회비를 대신 내주며 함께 커뮤니티를 만들었어요. 밥도 먹고, 떠들고, 서로 지원하면서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갔습니다. 그것이 제가 목표로 삼은 '건강한 커뮤니티'였습니다.”



- 양천 TNT FC의 큰 전환점이 된 순간은.

“박정훈 선수가 합류한 2014년입니다.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미포조선에서 뛰었고 팀에서 방출된 후 저희 팀에 오게 됐습니다. 그때 그 선수는 ‘다시 도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어요. 팀 훈련이 없는 날에도 혼자서 꾸준히 운동을 하며 몸을 단련했습니다.

그리고 그 해 여름, 제가 부천FC 감독님과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윙어를 보강해야한다는 감독님의 말을 듣자마자 우리 박정훈 선수를 테스트 해보시라고 추천했어요. 선수가 당시 정말 열심히 훈련했기 때문에 잘 할거라는 확신이 있었거든요. 감독님이 테스트를 보신 후 박정훈 선수가 부천에 입단했습니다. 그 사건을 계기로TNT FC라는 이름이 축구계에 알려지기 시작했어요.”



- 선수의 프로 입단 이후의 변화는.

“저희 팀에 더 많은 선수가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TNT FC라는 팀이 '훈련도 잘 시켜주고 팀을 관리해주는 곳'으로 소문나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몇 명이었지만 점점 그 숫자가 늘어나더니 어느 순간 15명까지 늘었습니다. 당시 선수들은 대체로 시간에 크게 구애받지 않았기 때문에, 훈련을 더 체계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훈련 횟수를 주 5회로 점차 늘렸습니다. 

또한 TNT FC를 찾는 선수들이 더욱 많아지면서 코치와 운동장, 훈련 장비까지 필요해졌습니다. 이런 변화와 요구 속에 우리는 자연스럽게 점차 동호회에서 체계적인 훈련과 지원 시스템을 갖춘 구단의 시스템으로 발전해갔습니다. 시행착오와 어려움이 정말 많았지만 하나씩 극복하면서 TNT FC는 점점 더 강해졌고 지금은 어느 정도 시스템이 완성된 상태입니다."



- TNT FC 창단 당시와 현재 팀의 구성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지금은 동네 동호회였던 처음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현재는 직책이 많아요. 코칭스태프는 7명, 사무팀과 프런트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대학생 마케터 '링커스'도 9명 선발했어요. 지금은 구단과 여러 기관들과의 관계도 많습니다. 양천구체육회나 양천구 공무원분들과도 소통하고 있습니다. 후원자들과 관계를 맺다 보면 범위가 굉장히 넓어져요. K리그 팀과 비교했을 때도 스케일의 차이만 있을 뿐 프로 카테고리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여기에서도 똑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황보수 감독(왼쪽)과 김태륭 대표. [사진=본인 제공]

 

 

황보수 감독(왼쪽)과 김태륭 대표. [사진=본인 제공]

 

 

-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아무래도 하부리그다 보니, 1명이 여러 가지 역할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사람이 하나의 일이 아니라기본적으로 3인분 정도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이 힘들긴 합니다. 하지만 이런 다양한 역할을 하다 보니 실전 경험이 많이 쌓이고, 그 경험을 통해 점점 잘하게 되죠. 이런 과정이 잘 되면, 자연스럽게 팀이 성장하고 더 큰 단계로 올라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것 같습니다.” 

 

 


- 동호회 팀이 K5(아마추어 리그) 구단으로 성장하기까지 키 포인트는.

"키 포인트는 선수의 행복입니다. 아마추어 구단으로 가장 중요한 건 기반을 만드는 일이며 그 기반을 만드는 데는 약 3년 정도가 걸릴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축구팀이 본질적으로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는 거죠. 선수들이 행복하고 즐거워야 그 열정이 팬들에게도 전해지기 때문에 흥미를 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초기 2~3년 동안은 선수들이 즐겁게 축구를 하며, 팀의 시스템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24 K5서울 디비전리그 우승 당시. [사진=본인 제공]

 

 

2024 K5 서울 디비전리그 우승 당시. [사진=본인 제공]

 

 

- 구단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의 문화와 철학을 확고하게 하는 것입니다.

저희 철학의 핵심, 핵심 가치는 '사람을 키운다'입니다. 저희는 성적보다 선수들을 성장시키는 데 더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선수들이 즐겁고 행복해야 팬들도 흥미를 느끼고 팀을 응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 기틀을 잡은 2~3년 동안은 동호회팀으로 시스템을 잘 구축하고, 회비 제도를 마련하며, 좋은 코치를 모셔서 훈련 환경을 만들어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람을 키우는 것'이 저희 팀의 가장 중요한 철학이 됐습니다.

실제로 TNT FC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선수들을 키워 프로로 진출시키는 구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저희가 25년 동안 해온 일입니다. 저희는 성적에 집착하지 않아요. 성적은 부수적인 것입니다. 상위리그로 진출하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지만, 대신 선수와 프런트를 함께 성장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 철학을 지키며 꾸준히 발전해온 결과, 지금까지 많은 선수를 상위리그로 배출했습니다. 아직까지는 1등을 목표로 하지는 않습니다. 이 철학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나아가겠습니다." 

 


- 팀 운영 팁이 있다면.

“우선 운영자가 축구에 미쳐야 한다는 점입니다. 저는 지금도 축구를 너무 사랑하고, 축구 외에는 다른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또한 운영자는 어떤 역경에도 버틸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가 모든 것을 놓아버리면 팀은 바로 끝나게 됩니다. 모든 집단이 그렇듯이, 그런 마음이 계속 반복되면 주위에 동지들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TNT FC를 돌아보면, 같은 분들과 꽤 오랜 시간 동안 함께 해왔는데 이분들이 바로 핵심 멤버들입니다. 모두 능력자들이라 제가 계속해서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정리하자면 운영자의 축구 사랑이 특별해야 하고 열정이 있으면 주위에 사람들이 모이게 됩니다. 결국, 이런 일은 혼자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과정을 거치면 하나씩 일이 이루어지고, 팀도 성장해 갑니다. 제가 모든 과정에서 느낀 점은 결국 '사람'입니다. 관계가 중요합니다. 사람이 일을 해야 하며, 사람의 마음을 사야 한다는 점이죠.”



- 처음에는 어떤 식으로 시스템을 만들어갔는지.

“몇 가지 핵심 요소가 필요합니다. 첫 번째로 안정적인 훈련장이 확보돼야 하며, 회비 제도를 잘 관리하고, 좋은 코칭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운동장 확보가 가장 어렵습니다. 저 또한 부지런히 노력하면서 해결했습니다. 학교와 협약을 맺고 연간 대관을 잡는 방법도 있고 인맥을 활용해 공공기관과 연결할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부지런히 예약 사이트를 활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운동장을 확보해야 합니다.

운동장이 마련되면 팀의 문화도 생기고 유니폼도 생기고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집니다. 이후에는 지역사회와의 협력도 중요합니다. 후원을 받기 시작하고 지역 활동을 통해 존재감을 알리면서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맺게 되면 점차 성장할 수 있습니다."



- 운영비는.

"정말 중요한 동시에 가장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동호회 팀들한테는 더 그렇죠. 보통 동호회 팀들은 회비 1~4만원으로 운영하거든요. 주 1회 훈련을 기준으로 보면 그런 팀들이 많고, 디비전 리그 팀들 중 젊은 클럽들도 비슷한 상황이죠.

그런데 사실 회비를 걷는 것만으로는 큰 문제 없이 운영되는 경우가 많지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달에 50만~100만원 정도가 들어오면 운영이 더욱 편해지기는 합니다. 연간으로 보면 1000~1500만원인데 저도 처음 시작할 때는 그런 정도의 금액을 목표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기본적으로 지인들이 많았습니다. 아버지 친구, 주변에 사업하는 분, 회원 멤버, 혹은 아는 형님들 등 연계를 통해 시작했습니다. 사실 지금도 그 방법은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김태륭 대표. [사진=본인 제공]

 

 

김태륭 대표. [사진=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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