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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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캐스터 김민구

  • 2020.02.09


 

“play-by-play commentator, 실시간 상황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게 중요해요

 

미국에선 스포츠 캐스터를 ‘play-play-commentator’라 부른다. 직역하자면, ‘실시간 상황 전달자 또는 해설자로 볼 수 있다. MBC 스포츠 캐스터인 김민구 씨는 이 단어에 캐스터의 기본조건이 함축돼있다고 말했다. 스포츠 캐스터, 그 직업을 얻기 위한 준비과정 및 직업의 매력 등을 알아보기 위해 6년 차 스포츠캐스터 김민구 씨를 만났다.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하고 계시는지 말씀해주신다면

 

김민구 캐스터 : “주 업무는 당연히 스포츠 중계이고요. 그 외에 각종 더빙이나 스포츠에 관한 자료정리 등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골프와 야구가 제 담당인데, 때에 따라서 다른 종목에 투입되기도 해서 항상 준비는 하고 있어요.”

 

캐스터란 직업을 얻기 위해 어떤 준비과정을 겪으셨는지

 

김민구 캐스터 : “저는 아나운서를 준비하면서 스포츠 캐스터도 같이 준비했습니다. 여타 아나운서 지망생들과 다르지 않게, 방송아카데미 학원에 다니면서 발음과 발성 연습을 하고, 뉴스 읽기와 더빙 연습 또한 열심히 했습니다.”

 

자신만의 특별한 준비방법이 있다면

 

김민구 캐스터 : “전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중얼거리기를 많이 했어요. 예를 들어, 내가 보는 모든 광경을 계속 입으로 표현해 보는 거죠. ‘하얀 티를 입은 남자가 자전거를 타고 가고 있습니다. 왼손에는 휴대폰을 들고 있는데 커버가 연두색이에요. 그 뒤로는 초조한 표정으로 차도를 바라보고 있는 남성이 있는데요. 귀에는 이어폰을 꽂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 앞으로 88번 버스가 잠깐 정차했다 지나갑니다.’ 이렇게 있는 그대로의 상황만 계속 표현해보는 거예요.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요. 처음엔 어색하지만, 자꾸 하다 보면, 입에 붙기 시작하고 입에 붙으면 몇몇 단어들만 스포츠 종목에서 쓰는 전문용어로 살짝 바꿔보면 돼요. 그럼 그게 스포츠 중계가 되는 거죠.”

 

지원자들에게 준비 과정에 있어 조언을 해주신다면

 

김민구 캐스터 : “후배들에게 종종 조언을 해주는 것 중 하나가 그림을 읽어라라는 말이에요. 전 그림 안에 텍스트가 있고, 캐스터는 그 텍스트를 읽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캐스터는 해설위원과 다르게 자기 생각, 의견을 얘기하는 직업이 아니에요. 미국에선 캐스터를 play-by-play commentator라고 부릅니다. , 스포츠 경기 상황을 가장 정확하고, 빠르게 전달해주는 사람이죠. 앞서 말한 방법대로 꾸준히 연습하다 보면 상황전달에 있어 자신감을 얻을 수 있어요. 이 상황전달만 완벽하게 된다면, 스포츠캐스터로서 가져야 하는 능력의 8할은 갖췄다고 볼 수 있어요.”

 

현재 스포츠 캐스터의 채용 흐름에 대해 알려주신다면

 

김민구 캐스터 : “보통 스포츠 캐스터는 빈자리가 나지 않으면 공고도 나지 않아요. 그나마 최근엔 스포츠 중계의 파이 자체가 많이 커져서 예전보다는 많이 뜨는 것 같아요. 지원자 분들은 관련 카페나 미디어 관련 채용 사이트에 꼬박꼬박 들어가서 확인해보시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방송 쪽이면 아카데미 등록을 계획하고 계시겠지만, 그 아카데미에서만 들을 수 있는 채용정보도 있어요. 하이라이트 캐스터나 프리랜서 캐스터, 장내 아나운서 등이요. 저 또한 시작은 아카데미를 통해 하이라이트 캐스터로 시작했기 때문에, 아카데미 등록을 추천해 드려요.”

 

스포츠 캐스터가 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것은

 

김민구 캐스터 : “순발력과 침착함, 그리고 냉정히 얘기해 좋은 목소리요. 캐스터란 직업상 어느 정도 타고난 목소리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여기에다 스포츠를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 애정 없이는 이 일을 오래는 못하는 것 같아요.”

 

학점, 외국어 능력 등 스펙은 보지 않나

 

김민구 캐스터 : “뛰어난 스펙을 갖추면 당연히 점수는 플러스가 되죠. 하지만 필수는 아니에요. 면접에서 토익 만점, 3개 국어 가능이라고 해도 대단하다정도이지 면접의 당락을 결정짓진 못해요. 결국엔 좋은 목소리와 능숙한 중계능력이 면접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하지만 영어를 잘하면 나중에 캐스터가 돼서 업무를 할 때 많은 이득이 되니 영어 공부는 꼭 열심히 하셨으면 좋겠어요.”

 

연봉이나 기타 복지 제도에 관한 얘기해주신다면

 

김민구 캐스터 : “사실 좋다고는 할 수 없어요. 캐스터란 직업을 통해 돈을 많이 벌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시다면 다른 직업을 알아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다른 직종과 같이 일반적으로 큰 회사일수록 연봉도 높아지고 복지도 뛰어나요. 하지만 금액 규모 자체로만 봐도 낮은 편이라고 보는 게 맞아요. 제 주변에도 프리랜서 활동을 하는 캐스터 중 투잡이상 뛰고 있는 사람도 꽤 많거든요. 그만큼 돈에 있어선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직업이에요. 하지만 캐스터란 직업은 이런 아쉬운 점들을 상쇄시킬 만큼 매력 있는 직업이에요. 일종의 방송의 맛이라고 하죠. 현실적으로 힘들어 방송을 그만두었던 사람들도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부지기수에요.”

 

지원자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김민구 캐스터 :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스포츠 캐스터가 돼 스타가 되고 싶고, 유명해지고 싶다면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보시길 권해요. 제 생각엔 캐스터란 해설위원이 더 좋은 얘기, 더 깊은 얘기를 할 수 있도록 끌어주고 도와주는 조력자이자 시청자분들의 재밌는 스포츠 관람을 위한 도우미에요. 내가 주인공이 돼야겠다는 생각으론 절대 좋은 캐스터가 될 수 없어요. 겸손한 마음으로, 스포츠 중계라는 큰 틀 속에서 조연이 되겠다는 생각을 하는 분들은 분명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우린 ‘play-by-play commentator’란 사실을 상기하시면서 준비하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