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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JOB아먹기(61) 조승현] 오리온 프로농구단, 트레이너가 갖춰야 할 역량

  • 2021.10.19
[스포츠잡알리오 최예헌 객원기자] 경기장에는 땀, 눈물, 환호, 좌절이 녹아 있다.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이 대개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한다. 조력자는 음지에서 묵묵히 노력할 뿐이다. 

그중 AT(Athletic Trainer) 즉, 선수 트레이너야말로 희생과 헌신의 아이콘이다. 선수들이 부상당하지 않도록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부상당한 선수의 재활을 돕는다.

"트레이너 선생님께 감사하다."

다친 선수가 재활을 마친 뒤 복귀전을 치르고 나면 인터뷰에서 꼭 이런 말을 한다. 눈에 확 띄지 않지만 선수에겐 가장 소중한 존재가 바로 선수 트레이너다.

스포츠산업 채용서비스 스포츠잡알리오(스잡알)가 운영하는 미디어스터디팀 ‘스미스’가 프로농구단 고양 오리온에서 일하는 조승현 트레이너를 만났다. 농구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의 훈훈한 미담까지 곁들였다. 

조승현 트레이너.
조승현 트레이너. [사진=고양 오리온 제공]



-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고양 오리온 트레이너 조승현입니다. 오리온에서 7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계신가요?

"기본적으로 선수들의 피지컬, 컨디셔닝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비시즌에는 선수들이 시즌 때 좋은 경기력을 낼 수 있도록 근력 강화 및 보강 운동을 진행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합니다. 부상 이력이 있는 선수들은 재활을 통해 건강하게 복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 트레이너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릴 때부터 워낙 운동을 좋아했고 엘리트선수를 꿈꿨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꿈을 접어야 했습니다. 엘리트체육을 직접 경험하신 어머니께서 강하게 반대하셨어요. 운동선수 길이 결코 쉽지 않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시기 때문에 반대하신 것 같아요.

꿈은 접었지만, 운동은 포기 못하고 관련 직업을 계속 찾았습니다. 트레이너는 선수를 도우며 보람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끌렸습니다."



- 준비 과정은 어땠나요?

"남들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다른 건 없었습니다. 준비를 늦게 시작한 점이 조금 다르겠네요. 대학교 4학년이 되어서야 대한운동사협회가 주관하는 KACEP 자격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3개월 가량 연수를 받고 시험을 치르는 과정입니다. 뒤늦게 준비하다 보니 연수 수업을 따라가는 게 힘들었습니다. 다른 연수생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아침 일찍 강의실에 도착해 맨 앞자리에 앉아 수업을 듣고, 밤잠을 줄이면서 늦은 시간까지 공부했습니다. 육체적, 정신적 피로감이 컸지만 그 시간을 버텨냈기에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고양 오리온에서 일곱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조승현 트레이너. [사진=고양 오리온 제공]
조승현 트레이너. [사진=고양 오리온 제공]



- 오리온 트레이너로 입사하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자격증을 취득한 뒤 재활 센터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여러 종목에 파견 나가 실전 경험을 쌓았습니다. 필드하키 연령대별 대표팀을 거쳐 고양 오리온에 입사했습니다. 

여러 경험 중 재활 센터의 일화를 꼭 소개하고 싶습니다. 당시 센터장님께서 이론, 지식도 물론 중요하지만 선수들이 가장 크게 느끼는 부분이 테이핑과 마사지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조언에 따라 주말 쉬는 시간에도 마사지숍을 방문해 배우면서 저만의 마사지 루틴을 만들었습니다. 그때 경험을 통해 트레이너로 한 단계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테이핑과 마사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 트레이너를 꿈꾸는 학생들이 미리 꼭 해봤으면 하는 활동이 있을까요?

“대한선수트레이너협회(R-KATA) 홈페이지를 보면 파견, 실습 모집 공고가 올라옵니다. 실습에 나갈 수 있는 기본 자격을 갖췄다면 모집 공고를 수시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실전 경험을 최대한 많이 하는 게 가장 큰 자산이고 취업에도 도움이 됩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트레이너는 어느 직업보다 희생과 헌신의 가치가 높은 직업입니다. 때문에 미리 경험해 보시고 신중한 선택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2015-2016 챔피언결정전 우승 당시(뒷줄 맨 왼쪽). [사진=고양 오리온 제공]
2015~2016 챔피언결정전 우승 당시(뒷줄 맨 왼쪽). [사진=고양 오리온 제공]



- 트레이너로서 느끼는 보람은 무엇인가요?

"비시즌에 선수들과 같이 땀 흘리며 고생하고, 시즌이 끝난 뒤 팀 성적이 좋으면 만족감과 안도감을 느낍니다. 프로구단이다 보니 성적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어요. 성적이 전부는 아니지만 성적이 좋은 시즌에 더 큰 보람을 느낍니다.

개인적으로는 긴 시간 재활을 한 선수가 성공적으로 복귀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부상 후 재활하는 시간은 정말 고통스럽습니다. 선수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저 또한 가장 힘든 순간이죠. 재활을 잘 마치고 경기 뛰는 모습을 보면 어려운 시간을 함께 이겨냈다는 뿌듯함이 생깁니다. 그 선수가 고마움을 직접 전달할 때는 더욱 기분이 좋고요. 트레이너 일을 계속하는 이유라 할 수 있습니다.”



- 트레이너께 고마움을 전한 선수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이가 있나요?

“지금은 FA 이적으로 서울 SK 나이츠에 간 허일영 선수가 기억에 남네요. 당시 팀의 주장이자 핵심 선수였던 만큼 더욱 세심히 재활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복귀전을 앞두고 많은 부담감을 느꼈는데, 허일영 선수가 복귀전을 잘 치르고 직접 찾아와서 '덕분에 재활 잘 마치고 좋은 몸 상태로 복귀했다. 고생 많았고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입니다."



- 개인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공부를 더 하고 나중에 모교에서 직접 후배들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대학교 다닐 당시 후배와 약속했습니다. 트레이너 생활을 잘 마치고 다시 학교로 돌아와 강단에 함께 서자고요.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그 약속을 꼭 지키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트레이너를 꿈꾸는 분들에게 응원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가장 먼저, 건강해야 하고자 하는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트레이너를 준비하다 보면 다른 사람 몸 상태에 너무 신경 쓰다가 정작 본인 몸을 관리하는 걸 놓칠 수 있어요. 건강을 잘 챙기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으로 실무를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테이핑, 마사지 등 선수에게 직접적으로 도움 줄 수 있는 부분에 조금 더 노력하시면 원하시는 목표를 충분히 이루실 겁니다. 건강 유의하시고 파이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