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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JOB아먹기(58) 김경민] "프로스포츠,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을까요?"

  • 2021.09.16
[스포츠잡알리오 이철민 객원기자] 콘텐츠 홍수의 시대다. 기존의 미디어뿐 아니라 크리에이터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경쟁이 매우 치열해지고 있다. 

프로스포츠도 위기라면 위기다. 밀레니엘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와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는 볼거리가 무척 많다. 시선을 잡아 끄는 스토리나 너무나 매력적인 슈퍼스타가 아니라면 굳이 스포츠에 시간을 투자할 이유가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스포츠잡알리오(스잡알) 미디어스터디 '스미스'가 스포츠산업 전문가를 인터뷰했다. 구단, 협회 등 '내부자'로 프로스포츠를 경험하고 IT 회사로 이직한 김경민 4D리플레이(REPLAY) 매니저다. 지난해 SBS 연기대상자 남궁민을 배출한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자문도 맡았던 그의 인사이트에 귀 기울여 보자. 

김경민 매니저. 



-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4D리플레이 코리아에서 비즈니스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는 김경민입니다."



- 롯데 자이언츠, 한국프로스포츠협회 등 경력이 풍부합니다. 어떻게 프로스포츠에 입문하시게 되셨나요?

"처음부터 프로스포츠에서 근무를 한 것은 아니었어요. 어릴 때부터 자이언츠 팬이었기 때문에 롯데그룹에 원서를 넣고 롯데쇼핑 시네마 사업본부에 재직했습니다. 그러던 중 자이언츠에서 연락이 왔어요. 야구단이 본격적으로 스포츠마케팅, 스포츠비즈니스를 해보려고 하는데 기본적 경험이나 역량이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하더라고요. 아마 부산국제영화제 당시 제가 롯데 구단을 찾아가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던 걸 좋게 봐주시고 연락을 주신 것 같아요. 그렇게 해서 프로스포츠에 입문하게 됐습니다."



- 구단과 협회는 프로스포츠를 보는 시각에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협회는 거시적 관점, 구단은 미시적 관점으로 프로스포츠를 바라본다는 점이겠죠. 프로스포츠협회의 경우 그 존재 이유가 스포츠산업 활성화입니다. 스포츠토토를 통해 조성된 주최단체 지원금을 통해 어떻게 연맹과 구단을 효율적으로 도울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야구, 축구, 배구, 농구, 골프 등 5개 종목 7개 단체의 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공통사업을 개발하려 노력해요. 반면 구단은 팀 성적, 모객, 이미지 개선과 수익 등 조금 더 디테일한 부분에 집중한다는 것이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4D리플레이 회사 내부. [사진=본인 제공]



- 프로스포츠가 모기업 홍보수단과 사회공헌을 넘어 자생력을 갖춘 '진짜 비즈니스'가 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요? 

"고객에 대해 관심을 갖고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을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성인이 하루 평균 누릴 수 있는 여가시간이 약 3시간 정도입니다. 이를 프로스포츠에 투자하게 하려면 고객을 깊이 있게 이해해야 합니다. 특히 10대, 20대 MZ세대는 야구를 비롯한 스포츠보다는 e스포츠나 OTT 서비스에 많은 관심을 갖기 때문에 프로스포츠가 점점 콘텐츠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프로스포츠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우리가 놓치고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공부해야 해요. 또 스포츠 안에서만 해결책을 찾기 보다는 프로스포츠라는 콘텐츠가 다른 산업과 융합돼 하나로 기능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지난해 초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자문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2018년 한국야구학회에서 발제·강의하고 토론회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그때 스토브리그 작가 두 분이 찾아오셔서 드라마 내용에 대한 자문을 구한 적이 있어요. 작가님들이 이미 현실감 있는 스토리를 다 짜 놓으셨기 때문에, 저는 좀 더 리얼하고 디테일한 실제 내부 이야기들을 말씀드렸어요. 또 제가 현업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많이 전해드렸는데 그게 실제로 드라마 줄거리에 반영돼 뿌듯했습니다."



- 4D리플레이는 스포츠를 다루는 IT 기업입니다. 기존 프로스포츠와는 다른 분야입니다. 

"사내에 스포츠를 잘 아는 분이 IT 영상 기술을 프로스포츠에 어떻게 접목시키면 좋을지 기획하면 좋을 것 같다고 연락을 주셨어요. 저는 실외 종목에서 출발해 실내 종목, 협회를 거쳐 한국의 프로스포츠 산업을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역량을 길렀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늘 스포츠산업이 미래에 어떻게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인가 고민을 했습니다.

그런데 빅데이터, IT 기술 활용이 필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스포츠는 시각적인 요소가 사람들에게 굉장히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영상 기술을 다루는 IT 회사라면 스포츠를 경험하고 시청하는 분들께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4D리플레이 회사 내부. [사진=본인 제공]



- 현재 어떤 업무를 하고 계신가요?

"4D리플레이가 보유한 영상 IT 기술을 어떻게 프로스포츠 비즈니스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지 컨설팅을 진행합니다. 반대로 산업 흐름에 맞게 어떻게 하면 프로스포츠가 원하는 방향으로 회사의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을지도 고민하죠. 4D리플레이와 프로스포츠 양쪽을 모두 나아가게 하는 역할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매니저가 생각하시는 4D리플레이의 인재상, 필요 역량은 무엇인가요?

"가장 많이 필요한 자원은 개발 인력입니다. 즉,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코딩을 다루시는 분인 것 같아요. 사실 스포츠뿐만 아니라 게임 회사를 비롯한 다른 분야에서도 온라인 중심 비즈니스를 펼치기 위해 개발 인력이 가장 많이 필요합니다.


또한 영상 장비를 능수능란하게 다룰 수 있는 분들도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반영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본다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영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웃음)."



- 마지막으로 프로스포츠 산업 종사를 꿈꾸는 이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처음부터 프로구단이나 연맹 등에 입사하게 된다면 좋은 일입니다. 다만, 꼭 그 길만 있다는 생각은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 구단이나 연맹이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조력자 역할을 하는 회사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스스로 창업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나만의 방식을 새롭게 찾아 프로스포츠와 함께 발전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도 스포츠산업에 기여하고 스스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