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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JOB아먹기㉛ 신동민] 배구단 매니저, KGC인삼공사의 살림꾼

  • 2021.02.25
[스포츠잡알리오 나수현 객원기자] 프로스포츠단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는 당연히 선수다. 감독, 코치 등 지도자가 한 발 물러나 있고 트레이너, 매니저 등 스태프는 음지에서 주인공을 돕는다. 

프로배구(V리그)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특히나 '여제' 김연경(인천 흥국생명)이 국내로 복귀한 후 여자부 시청률이 프로야구의 그것을 능가할 만큼 반응이 뜨겁다. 그러면서 대학생 사이에 배구단 취업 관련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스포츠산업 직업을 탐방하는 스포츠JOB아먹기가 이번에 만난 인물은 대전 KGC인삼공사 직원이다. 선수단이 오롯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코트 밖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신동민 매니저를 인터뷰했다. 


신동민 매니저.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대전 KGC인삼공사 프로배구단 4년차 매니저 신동민입니다."




- 배구단 매니저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선수들이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외적인 부분을 지원하는 역할입니다. 전반적으로 행정 업무를 처리합니다. 시즌이 시작되면 원정 때 이용하는 호텔, 식당 등 선수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준비하고 돕고 있습니다.”


선수들의 간식을 챙기는 신동민 매니저




- 경기가 있는 날, 매니저의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오전 훈련 시, 체육관에서 선수들의 간식이나 준비물을 준비하고 훈련을 보조합니다. 경기장으로 출발하기 전 버스 기사님과 시간을 체크하고 경기 후에 방문할 식당에 확인 연락을 합니다. 아, 그리고 경기 중에 벤치에서 팀 통역사님과 같이 인삼공사를 열심히 외치고 있습니다(웃음).”



- 비시즌에는 어떤 생활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비시즌에도 단체로 숙소 생활을 하기 때문에 팀 스케줄에 맞춰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시즌과 다른 점은 시즌보다 더 규칙적인 휴식일이 있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란 선수(윗줄 왼쪽), 신동민 매니저(윗줄 오른쪽) 그리고 이예솔 선수 (아랫줄)



- 프로배구단 매니저가 된 계기는 무엇이고,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대학생 때, 기회가 되어 KGC인삼공사 홈구장인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볼 리트리버를 하게 됐어요. 그때부터 배구에 깊게 빠지게 됐습니다. 4년간 활동하면서 몇몇 선수들과 친분이 생기다 보니 배구가 저에겐 더 흥미롭게 느껴졌어요. 대학교 졸업 후, 친구와 학교의 연락으로 KGC인삼공사에서 매니저를 뽑는 걸 알게 되었고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지원해 지금까지 매니저로 지내고 있습니다.”



- 배구에 관한 지식과 이해도가 얼마나 높아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역할만 보면, 매니저는 배구단에 있는 여러 직업 중 배구 지식이나 이해도가 가장 낮아도 업무에는 지장이 없을 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매일 선수들과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다는 특성상 훈련시간 외에 일상생활에서도 배구 관련 이야기를 많이 하거든요. 따라서 지식이나 이해도, 관심이 없으면 매니저를 즐기면서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거라 생각해요."


코트에서 웃고 있는 신동민 매니저.



- 배구단 매니저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배구라는 공통점으로만 각기 다른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친화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또한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 프로그램을 다루는 능력이 있으면 보다 쉽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고요.”



- KGC와 4시즌을 보내셨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3년 전쯤 비시즌에 다 같이 회식을 하고 감독님, 코치님께서 먼저 들어가셔서 저랑 선수들끼리만 더 놀게 됐어요. 자리가 마무리되어 제가 마지막으로 뒷정리를 하고 가게를 나왔는데 아무도 없는 거예요. 혹시나 해서 연락해 보니 다들 숙소에 복귀했다고 하더라고요. 혼자 택시를 타고 들어왔는데 뒤늦게 제가 없는 걸 알게 된 선수들이 숙소 앞 주차장에서 제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제가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미안하다며 안아줬던 에피소드가 기억나요(웃음).”


박은진(왼쪽)과 장난치는 신동민 매니저.


- 힘들 때는?

“지금은 연차가 쌓이면서 익숙하고 적응되었지만, 처음에는 정해진 스케줄대로 생활해야 하는 단체생활에 어려움을 느꼈어요. 선수 경험이 없는 저로서는 하루하루 정해진 스케줄에 맞추고, 숙소에서 생활하는 게 힘들었어요. 퇴근 후에도 개인적인 시간이 적고 할 수 있는 일들이 한정적이거든요.”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난 시즌 리그가 중단됐습니다. 올 시즌도 무관중 경기가 이어지고 있고요. 매니저로서 막막했던 적이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최근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면서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30명 정도 되는 선수단이 단체로 식당을 이용할 수 없다 보니 원정 때 선수들이 식사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최은지(오른쪽)와 대화하는 신동민 매니저.



- '나는 우리 팀에서 OO다’라고 본인을 한 단어로 정의한다면?

“나는 우리 팀에서 ‘밥 아줌마’다. 경기 전후로 선수들의 간식과 식사를 준비하고 챙겨준다고 해서 저희 팀, 최은지 언니가 지어준 별명입니다. 자주 그렇게 불리고 있어요(웃음)."



- 매니저 신동민이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저는 선수들이 매니저라는 직업을 생각했을 때 제가 떠오르게끔 기억에 남는 매니저가 되고 싶습니다.”


신동민 매니저.


- '제2의 신동민'을 꿈꾸는 미래의 매니저 꿈나무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배구라는 스포츠를 좋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종목이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으면 합니다. 나보다는 남을 배려하고 희생할 줄 아는 사람이 매니저를 희망했으면 좋겠습니다. 매니저 별로 어렵지 않아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