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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JOB아먹기⑭ 이지현] 축구 에이전트의 세계

  • 2020.09.02



[스포츠잡알리오 강경원 객원기자] 스포츠 에이전트는 스포츠산업 종사를 희망하는 이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직업 중 하나다. 선수들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 스포츠판이 흘러가는 과정 속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에이전트로 선수의 이적‧연봉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는 그림은 상상만으로도 가슴을 뛰게 한다. 영화 '제리 맥과이어' 속 톰 크루즈가 그랬던 것처럼. 

화려하고 멋지게 보이는 직업이지만 이면에 힘들고 지치는 순간이 많지 않을까. 축구계에서 잔뼈가 굵은 어느 한 에이전시의 이지현 에이전트를 만나 물었다. 



-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스포츠 에이전트 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지현이라고 합니다. "



- 담당 업무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아직 입사 1년 차라 에이전트 업무보다는 선수 매니지먼트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 선수의 이적‧연봉협상이 에이전트의 주 업무이지만, 선수 관리가 뒷받침되어야 하거든요. 따라서 선수에 대한 기본적인 지원에 더 중점을 두고 있어요. 선수가 현재 처해있는 상황과 도움을 받아야 하는 부분을 잘 파악해야 선수의 이적, 연봉협상 등을 선수에게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해 매니지먼트부터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일이 조금 더 익숙해지고 내공이 쌓이면 직접 연봉협상하거나 해외에서 외국인을 데려오는 업무를 맡아 해보고 싶습니다." 

 

이지현 에이전트

이지현 에이전트


-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스포츠 에이전트를 꿈꿔 오셨나요?

"저 역시 어렸을 적부터 스포츠광이었습니다. 가족들도 모두 스포츠를 좋아했고요. 하지만 스포츠 관련 직업을 갖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단지 팬으로만 스포츠를 즐길 생각이었어요. 대학교 진학 때도 스포츠와는 무관한 사범대를 택했죠.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스포츠를 보는 것만으로는 만족이 되지 않고, 스포츠판이 흘러가는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커졌습니다. 그러던 중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청년 서포터즈 대외활동을 하게 됐어요. 이외에도 다양한 스포츠 관련 대외활동과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경험을 계속 하다 보니 재미있었고 적성에도 맞는 것 같다고 판단해 본격적으로 체육계로 진출하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여러 스포츠 직업군 중 제가 가장 재밌게 일할 수 있고 성취감도 느낄 수 있으며 능동적으로 업무에 임할 수 있는 게 에이전트라고 판단했습니다. 제가 직업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여긴 요소들입니다."



- 이반스포츠에 입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오셨나요?

"저는 선수 출신도, 전공자도 아니었기 때문에 주변에 스포츠 관련 네트워크나 관련된 준비를 하는 분들이 거의 없었어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루트가 제한적이었죠. 스포츠 에이전트 관련 서적을 찾아 읽는 등 막연하게 혼자서 준비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한국프로스포츠협회에서 에이전트 아카데미를 개설했습니다. 1기로 선발돼 6개월 과정을 수강했습니다. 스포츠마케팅이나 스포츠경영 등 기초를 공부했죠. 스포츠산업이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 있고 어떻게 굴러가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에이전트에 대한 전망도 확고히 다질 수 있는 시기였어요.

이후 정말 운이 좋게 에이전트협회에서도 아카데미 1기를 모집했습니다. 아직 공부가 더 필요하다고 느낀 저는 또 지원해 2~3개월 수강했습니다. 이 아카데미는 현직 에이전트분들이 직접 강의 해 주신다는 점이 더 특별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수료 후 실제로 에이전시에서 면접을 볼 기회까지 제공해 주셨습니다. 저는 이 기회를 잡아 입사하게 됐습니다."



- 경기를 읽는 눈, 분석 능력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어떤 방식으로 축구를 공부하셨나요? 

"에이전트에게 참 중요한 능력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덜 알려진 선수의 가능성을 알아보는 것 또한 에이전트의 임무이기 때문이죠.

저는 원래 K리그보다는 해외축구를 훨씬 즐겨봤기 때문에 처음 입사했을 때 많이 힘들었습니다. 축구 기본 상식이나 감각은 있었지만, K리그 정보와 지식이 많이 부족했기 때문에 거의 모든 경기를 보고 분석하며 공부했었던 것 같아요.

에이전트 아카데미를 수강했을 때도 그 속에서 개설된 소규모 스터디를 통해 축구를 공부했습니다. 저희끼리 특정 경기를 지정해 분석을 하기도 하고, 각자 잘한다고 생각하는 선수를 한 명씩 정해와서 브리핑하기도 하고요. 직접 스쿼드를 꾸려 보는 등 다양한 형태로 분석력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에이전트는 아무래도 설득과 협상을 해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스터디를 하면서 어떤 선수가 어떤 특징이 있는지,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등을 말로 표현하는 연습을 지속해 온 것이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정말 추천하고 싶은 방법입니다."

경기장에서의 이지현 에이전트
경기장에서의 이지현 에이전트



- 스포츠 에이전트에게 영어의 중요성은 어느 정도인가요?

"정말 중요합니다. 영어는 잘하면 좋은 정도가 아니라 그냥 기본으로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회사에 소속된 외국인 선수를 담당할 때, 해외에서 직접 용병을 데려올 때, 국내 선수의 해외 이적을 담당할 때 등 업무 중 영어를 사용할 일이 정말 많습니다. 게다가 영어로 일상적인 수준이 아니라 계약과 관련한 대화를 주고받아야 하기에 높은 수준의 실력이 필요합니다. 저희 회사도 당연히 영어 면접을 시행하고 있고요.

영어 이외에 포르투갈어나 중국어 등 제2외국어까지 준비한다면 더욱 좋겠지만, 최근에는 대부분의 해외 에이전트들이 다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영어 실력만 제대로 갖춰도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여성 에이전트로서 겪는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업계에 여자가 정말 드문 편이라 이런 질문을 참 많이 받는 것 같은데요. 막상 일하다 보면 여자 에이전트라서 겪는 차별이나 어려움은 크게 없습니다. 하지만 여자 에이전트가 갖는 장단점은 어느 정도 확실한 것 같아요.

보통 에이전트와 선수가 서로 형 동생 사이로 아주 친하게 지내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와 선수들 간 성이 다르다 보니 처음에 어떤 식으로 친밀감을 형성하고 가까워져야 하는지 어려웠어요.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여자가 좀 더 꼼꼼하고 세심하게 챙길 수 있는 부분들이 있잖아요? 이런 면에서는 선수들을 관리하는 데 더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 같아요. 실제로 저희 회사에도 10년 넘게 일을 하고 계시는 여성 에이전트분이 계시는데 "누나처럼 잘 챙겨준다"고 선수들 사이에서 평이 훌륭합니다.  

여자도 충분히 좋은 스포츠 에이전트가 될 수 있습니다. 혹시 에이전트를 준비하고 계신 여성분이 있다면 너무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에이전시에 입사할 수 있는 루트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사실 문은 정말 좁은 편입니다. 기본적으로 공개채용 형태의 선발이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결원이 발생해야 인력을 충원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채용 시기가 정해져 있지 않아 불확실성이 큰 편입니다. 관심 있는 에이전시가 있다면 주기적으로 정보를 확인하는 습관을 지니시면 좋을 것 같네요.

채용 시기가 아니라도 에이전시에 무작정 지원 메일을 넣어보는 방법도 추천을 드리고 싶습니다. 충원 계획이 없을지라도 정말 실력 있고 괜찮은 사람이 이런 식으로 열정을 보이면서 지원을 한다면 의외로 관심을 보일 수도 있을 겁니다. 너무 기다리고만 있지 말고 적극적으로 도전해 보세요.



스포츠마케팅과 에이전트 업무를 병행하는 회사들도 꽤 많습니다. 에이전시 문이 너무 좁아 들어가기 쉽지 않다면, 이런 회사들에서 우회적인 방법으로 경력을 쌓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저 또한 처음에는 마케팅 기업에 많이 지원한 바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스포츠 에이전트를 꿈꾸는 독자분들께 한 마디 해주신다면?

"에이전트로 일을 하다 보면 힘든 일도 정말 많고, 이런 일까지 해야 하나 싶은 업무들도 많습니다. 겉에서 보이는 에이전트의 화려함만 보고 꿈꾸기보다는 실제로 어떤 일들을 하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그것이 본인의 특성과 적합한지 고민을 한 번쯤 해 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최근 에이전트를 지원하시는 분 중에는 자신이 스포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어필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에이전트 업무는 스포츠를 좋아한다고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팬의 입장을 넘어 보다 전문적이고 프로페셔널한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저 또한 입사할 때 스포츠에 대한 애정을 어필하기 보다는 아카데미를 수강하며 어떤 형태로 공부를 해 왔는지 강조한 것을 좋게 봐주신 것 같고요.

마지막으로, 에이전트 아카데미나 기타 대외활동들을 통해 현직자와의 소통 창구를 늘려가시기를 권유합니다. 분명 큰 도움이 되실 겁니다. 실제 업계에 종사하고 계신 분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다 보면 동기부여도 될 수 있고, 앞으로 어떻게 준비해 나가야 할지 조언을 많이 들으실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