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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JOB아먹기⑨ 설유환] 모두모아 원장이 말하는 특수체육의 세계

  • 2020.06.25
[스포츠잡알리오 황문경, 강경원 객원기자] 스포츠산업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한국에서 특수체육은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여럿 남아있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체육교육 혹은 놀이교육의 필요성과 그 효과는 입증이 된 지 오래. 그러나 장애인을 바라보는 인식, 소수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 때문인지 여전히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쉽지 않은 환경의 분야를 개척 중인 곳이 있다. 모두모아 발달 체육센터다. 설유환 대표에게 방향을 물었다.

설유환 모두모아 발달 체육센터 원장.

설유환 모두모아 발달 체육센터 원장.

 

- 본인 소개, 회사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모두모아 발달 체육센터 원장 설유환입니다. 저희 모두모아는 특수체육 센터이지만 장애 유무 혹은 장애 정도와 상관없이 스포츠를 통해 다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수업 공간입니다. 즐거운 활동들을 통해 부족했던 운동기술을 발달시키고 삶의 질의 향상을 도모하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 언제부터, 또 어떤 계기로 특수체육 사업을 구상하게 되셨나요?

“스무 살 때 지인의 권유로 과 내 특수체육 소모임에 가입하게 됐어요. 우연한 계기로 들어간 그 소모임이 점점 규모가 커졌고, 특수체육 재능기부 단체로 제대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희망스포츠클럽'이라는 이름도 생겼죠. 제가 대표를 맡게 되면서 특수체육 지도자의 매력에 점점 더 빠지게 되었습니다.

희망스포츠클럽 운영진들과 우스갯소리로 ‘졸업하면 같이 특수체육센터 운영해 볼까?’라는 대화를 나눴습니다. 사업을 정식으로 생각하게 된 계기인데요. (웃음) 군대에 가서도 생각이 이어져서 복무 중 줄곧 특수체육 센터 사업 계획을 생각했어요. 전역 후 정식으로 준비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심도 있는 공부와 방과 후 특수체육 강사 활동을 병행하며 꿈을 실현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희망스포츠클럽 활동 당시.



- 구체적인 사업 준비 과정을 듣고 싶습니다. 

“대학교 내에는 특수체육을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었기 때문에 관련 세미나를 직접 찾았습니다. 또 발달장애인을 위한 스포츠단체인 스페셜올림픽코리아의 각종 연수들에 참여하며 지식을 쌓았습니다. 특수체육, 유아체육 관련 자격증도 틈틈이 땄어요.

그리고 특수체육 관련 일을 꾸준히 하며 경력을 쌓았습니다. 희망스포츠클럽 활동을 4년 동안 했고, 방과 후 학교 강사부터 복지관 특수체육 교사까지 다양한 경험을 쌓았습니다. 스페셜올림픽코리아 하계대회의 축구부 지도자로서 아이들과 함께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죠.

이렇게 충분한 지식과 경력을 키운 뒤, 구상을 시작한 때부터 차근차근 모은 자금으로 사업의 뼈대를 만들었어요."



- 수업의 커리큘럼이 어떻게 되나요?

"모두모아의 수업은 미취학 아동 대상, 취학 아동 대상으로 나뉩니다. 미취학 아동의 경우 섬세한 활동보다는 놀이 형식의, 기초적인 이동기술과 조작 운동을 배우는 대근육 중심의 게임 형식 수업을 진행합니다.

취학 아동의 경우 학년제로 진행됩니다. 학교 생활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사회성에 중심을 둔 수업을 합니다. 리드미컬한 활동, 심화한 운동기술과 조작 운동기술을 가르치고 학교에서 배우는 줄넘기나 피구, 뉴스포츠 등을 미리 배울 기회를 제공합니다. 모두 아이들이 학교 생활에서 소외당하지 않도록 해주는 과정입니다.”



- 교육 철학이 있으시다면?

“현재 저 혼자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특수체육이라는 것이 아이와 1대1로 진행해 선생님과 학생 간 유대관계가 중요합니다. 기간제 등의 형태로 강사를 뽑을 시 아이들에게 애정을 갖고 유대를 형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추후 열정적으로, 장기적으로 함께하실 분이 계신다면 고려해보려 해요.

또, 아이들이 배우는 것은 선생이 아는 것의 반 정도만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120퍼센트 아는 것만 가르치려 합니다. 선생인 제가 조금이라도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저만의 철학이 있다면 바로 기다림입니다. 비장애 아동의 경우는 실력이 눈에 띄게 성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장애 아동은 그런 경우가 적어요. 한 동작을 가르치는 데 6개월, 혹은 1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어요. 차근차근 꾸준히 반복하며 가르쳐야 합니다. 하지만 기다림이 큰 대신 나중에 돌아오는 것은 더 크죠.”

아이들을 위한 배꼽운동(코어운동) 소개 영상 표지.



- 특수체육 센터를 운영하며 겪은 어려움은. 

“국가에서 어느 정도 지원은 하지만 장애 아동 부모가 받는 혜택이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장애 아동들은 보통 언어치료, 인지 치료, 감각통합치료 등 다양한 치료를 받는데 가격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학부모님들이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그만둘 때 마음이 아픕니다. 학부모님들께 지원금이 지급돼서 저희가 교육 서비스를 더 제공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 우리나라 특수체육의 현황을 어떻게 보시나요?

“많은 이들이 특수체육을 너무 특수하게 생각합니다. 특수체육은 꼭 장애가 있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 기능 향상을 위해 배우는 활동입니다. 그렇게 특수한 것이 아니죠. 그런 부분이 조금 아쉬워요.

체육 선진국인 미국이나 일본, 유럽에 비하면 특수체육에 전문성을 띤 교육기관이 많이 부족합니다. 우리나라는 유아체육과 특수체육 간 경계가 없는 센터가 많습니다. 이와 같은 경우 개별화 교육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수체육은 현재 지도자를 양성하는 전문 기관도 부족하기 때문에 아직 많은 발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정부의 지원도 더 많이 필요합니다. 스페셜올림픽코리아와 같은 단체가 더 생겨서 지도자를 육성하고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더 많은 특수체육 지도자가 양성돼 장애인들이 다른 선진국들처럼 언제 어디서나 체육활동 교육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 모두모아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일단 2호점을 계획하고 있어요. 단순히 특수체육뿐 아니라 인지 치료, 감각통합 치료 등을 함께 배울 수 있는 모두모아를 만들고 싶습니다. 나아가 장애인의 직업교육 또는 직업재활 교육, 장애 노인 체육활동까지도 진행하는 센터를 만들고 싶습니다. 최종 목표는 사회적기업으로의 발전입니다. 사회를 위해 힘쓸 수 있는 기업이 되는 것입니다.”




- 특수체육에 도전할 생각인 이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말이 있으시다면?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합니다. 자신이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 때문에 중간에 그만두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어요. 인식적으로도 사업성에 있어서도 이 길이 쉽진 않지만, 꾸준한 자기계발과 다양한 지도 경험을 통해서 특수체육만의 재미를, 또 매력을 찾아간다면 누구나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대학생 같은 경우엔 학교 내에서 배우는 것들보다 자기가 직접 찾아 계발해서 얻을 수 있는 것들 훨씬 많기 때문에 포기하지 말라고,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더 많은 특수체육 지도자들이 양성돼서 장애인들이 다른 선진국들처럼 언제 어디서나 체육활동 교육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