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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JOB아먹기(119) 이정근, 조상희] '정규직' 축구 데이터분석관 되는

  • 2023.07.09
[스포츠잡알리오 김수한 객원기자] 현대 축구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데이터분석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아무리 감독이 전술을 짜고 선수가 공을 찬다지만 철저한 분석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2015년 12월 닻을 올려 업력 9년차를 맞이한 비프로일레븐(Bepro11)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축구 영상 분석으로 순항 중인 스타트업이다. 현재 전 세계 50개 국가, 2400여 팀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8년 7월 860만 달러, 2020년 6월 1000만 달러 등 통큰 투자도 유치했을 정도로 주목받는 기업이다. 

데이터분석의 비중이 커지면서 일자리 창출효과도 상당하다. 분석관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비프로는 스포츠산업 채용서비스 스포츠잡알리오와 2018년부터 힘을 합쳐 축구분석 아카데미를 개강했고 데이터분석관을 양성해오고 있다. 현재까지 배출한 분석관 수가 180명을 돌파했다. 

스포츠산업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는 스미스(스잡알 미디어 스터디)의 인터뷰 코너 JOB아먹기가 프리랜서로 활동하다 정규직으로 전환된 이정근, 조상희 분석관을 만났다. 축구 데이터분석관의 월 수입을 가늠할 수 있는 정보도 담았다. 

이정근 분석관(왼쪽), 조상희 분석관. [사진=본인 제공]
이정근 분석관(왼쪽), 조상희 분석관. [사진=본인 제공]



- 맡고 계신 업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정근 "저는 비프로 클라이언트 팀들의 각종 경기 데이터 분석과 프리랜서 분석관들의 실무 능력 향상을 서포트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조상희 "저 역시 같은 일들을 합니다. 이외에도 경기장에 가서 영상 촬영하고, 라이브 분석과 선수들의 피지컬 데이터를 입력하는 트래킹 분석도 하고 있습니다."



- 비프로와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이 “축구에 흥미가 많아 축구산업 내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스포츠잡알리오 축구분석 아카데미를 알게 됐고 열심히 공부해서 3개월 만에 분석관 자격시험에 합격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조 "군 전역 후 대학원을 준비하다 스포츠잡알리오 아카데미 홍보 게시물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데이터분석관을 직업으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원했고 지금 이렇게 일하고 있습니다."

조상희 분석관의 비프로 데이터 분석 자격증. [사진=본인 제공]
조상희 분석관의 비프로 데이터 분석 자격증. [사진=본인 제공]



- 분석관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이 "아카데미에 지원했을 당시에는 코로나가 유행한 시기라 분석 공부가 제한되는 게 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회만 되면 최대한 비프로 사무실로 방문해 피드백을 받았고 그날그날 경기를 다시 보면서 분석 연습했던 것 같아요.”

조 "저는 멘토님께 경기를 받을 때마다 시간을 재면서 시험 같은 환경으로 연습했습니다. 그렇게 90점이 넘을 때까지 연습하고 다음 경기로 넘어가곤 했습니다. 1차 시험만 4번 떨어진 끝에 5번 만에 합격했습니다."



- 프리랜서 분석관 시절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이 "비프로 내에 분석 경기 시트가 있는데 그날 분석해야 하는 경기를 확인하고 신청하게 됩니다. 배정되면 마감시간까지 분석을 진행하고 업무가 완료됩니다. 분석 횟수에는 제한이 없고 하고 싶은 만큼 신청해서 배정을 받고 진행하는 시스템입니다.”

조 “시험에 합격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속도가 빠르지 않은 주니어라 하루에 1~2경기씩 배정받았습니다. 시니어로 승급한 이후에는 하루에 5경기까지 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 날에는 일어나서 잘 때까지 거의 컴퓨터 앞에서 분석만 했습니다.”



- 프리랜서의 경우 어떤 분들께 추천하시나요?

이 “당연히 축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하시면 좋겠죠? 그리고 꼼꼼하거나 90분 전체를 다 봐야 하니 끈기가 있으신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조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기에 시간 관리를 그만큼 잘 할 수 있는 분이 이 일을 좀 더 오랫동안 꾸준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규직으로는 어떤 식으로 전환되나요?

이 "프리랜서 분석관은 주니어와 시니어로 나뉘는데요. 시니어로 승급하면 약 1년 이후 정규직 지원 자격이 주어지게 됩니다. 정규직 채용공고가 올라오면 자신이 원하는 파트에 지원하고 면접에 합격하면 계약직으로 전환됩니다.”

조 “계약직으로 분석 담당 직원이 되고 2년 뒤 정규직 전환이 이뤄집니다. 프리랜서에서 분석 담당 직원(계약직 2년), 정규직 전환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 정규직을 결심한 계기는?

이 “직업의 안정성이 가장 중요했던 것 같아요. 비시즌에 분석 경기가 줄어들면 수입에 변동이 생기니까 정규직을 하면 '보다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조 "특히 코로나가 막 발생한 2020년에는 전 세계 모든 축구가 올스톱 됐던 때라서 한 달에 50만원도 못 벌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안정성 보장을 위해 직원이 되는 길을 택하게 됐습니다.”



- 정규직 취업이 되기 위한 팁은?

이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비프로 내의 다양한 업무 활동들을 많이 해보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경기 촬영을 직접 가는 것도 업무적인 프로세스를 익히는데 중요하기 때문에 분석 뿐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분석하면서 개선방향을 생각했다가 채용 시 어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조 “꾸준히, 많은 경기를, 정확하게 분석하다 보면 기회가 옵니다. 일반 분석뿐만 아니라 회사에서 진행하는 교육에 참여하셔서 트래킹, 촬영, 라이브 분석까지 할 수 있게 되면 더 좋습니다.”



- 프리랜서와 다른 정규직의 일과가 있다면?

이 “담당 회의를 하면서 프리랜서분들의 고충을 전달해 주는 역할이 생겼습니다. 프리랜서 때 직접 얘기하기 어려운 것들도 이제는 제가 고충들을 듣고 개선을 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크게 달라진 것 같아요.”

조 “정기적으로 분석 담당 직원들끼리 회의하는 시간이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프리랜서 분석관과 경기 배정도 같이 받고 재택근무를 한다는 점에서 비슷합니다."

경기 촬영 중인 이정근 분석관. [사진=본인 제공]
경기 촬영 중인 이정근 분석관. [사진=본인 제공]



- 현장 업무 구성은?

이 "현장 업무는 경기 촬영을 주로 하고 있고 대회나 각종 리그에 가서 직접 영상을 촬영하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조 “구체적으로 경기 시작 2시간 전에 경기장에 도착해 자리를 잡고 카메라 세팅 후 확인받는 작업을 거칩니다. 그리고 경기의 전후반 촬영을 완료하고 경기감독관님의 협조를 받아 기록지를 확인합니다."



- 직업 전망은 어떤지?

이 "선수들이 데이터를 중요하게 인식하면서 국내외 구단들이 분석 데이터를 수집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거든요. 그만큼 구단들의 수요가 많아지고 축구산업에서도 데이터 분석의 파이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전망이 좋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 “1년 중 경기가 가장 많을 때는 4월과 10월입니다. 작년 4월과 10월, 저는 약 600만원 정도씩 벌었습니다. 회사는 성장하고 있고 앞으로도 경기 수는 많아질 것이기에 더욱 전망이 좋을 것 같습니다."



- 채용은 자주 진행되나요?

이, 조 “데이터분석팀은 상시채용입니다. 시니어 분석관까지 열심히 분석하다 보면 언제든 기회는 열려 있습니다.”



- 축구분석 아카데미 말고도 다른 취업 루트가 있는지.

이 "데이터분석관은 대부분 축구분석 아카데미를 통해 지원하시고, 그 외 다른 파트는 비프로 인스타그램 공고가 올라가면 누구든 지원 가능합니다.”

조 "대학교 동아리 선후배 및 지인 소개를 통해 교육을 받고 들어오는 분들도 있습니다.”



- 가장 필요한 역량은?

이 "빠른 판단력과 섬세함이 가장 필요한 것 같습니다. 선수들이 경기를 준비하는 데 있어 분석된 결과가 최대한 정확해야 합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경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상황에 맞게 판단을 내리고 정확하게 경기를 읽어내는 섬세함이 있어야 좋은 분석, 좋은 결과값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 “마감 시간 안에 안정적으로 일을 끝낼 수 있는 손 속도, 이미 완료된 작업의 데이터도 다시 확인하는 철저함, 선수들 등번호가 잘 보이지 않아도 누군지 구별할 수 있는 눈썰미를 갖추신 분이라면 작업하기에 더 좋습니다!"



- 축구를 얼마나 좋아해야 하나요?

이, 조 “전문적이 아닌 취미로 축구를 여긴다 하더라도 충분히 도전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약간의 지식만 있어도 배우는 데는 크게 무리가 없기 때문에 프리랜서로 시작해서 한 경기씩 분석을 하다 보면 분석 시간, 분석 속도 등 능률이 오르게 됩니다. 축구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는 매력도 느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가장 보람찼던 순간이 언제인가요?

이 “비프로 데이터를 쓰는 구단들이 좋은 성과를 낼 때인 것 같아요. 승격이나 우승을 하면 제가 분석한 데이터 덕분에 성과를 낸 것 같은 기분이 들고 해서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질 때가 있어요."

조 “유럽 여행 때 네덜란드 AFC아약스 홈구장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시험에 합격하서 아약스 경기를 분석한 적이 있었는데, 제가 여행할 때 갔던 경기장에서 진행된 경기를 작업하면서 신선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대회 경기 촬영 후 비프로팀. [사진=본인 제공]
대회 경기 촬영 후 팀원들과. [사진=본인 제공]


- 이루고 싶은 목표는?

이 “지금보다 조금 더 구단에 소속된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소통하면서 일을 하고 싶어요. 그러면 팀에 성과가 났을 때 좀 더 보람을 많이 느끼지 않을까 싶네요.”

조 “이 일이 대한민국 땅에 전문 직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는 것이 목표입니다.”



- 데이터분석관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이 “저희 분석관 분들을 보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양한 분들이 이 분야에서 일을 하고 계십니다. 저 또한 비전공자에서 이 자리까지 차곡차곡 올라왔습니다. 여러분도 축구를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았더라도 주저 말고 도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파이팅입니다!"

조 “막연히 축구를 좋아만 하던 사람도 이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아직 저보다 많은 돈을 벌어가신 분석관님은 나오지 않으셨습니다. 꿈을 이루시면서 돈 벌고 제 기록에 도전도 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