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스포츠통역사 이지언입니다."
- 체육교육과를 졸업했습니다. 이 직업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일단 스포츠를 굉장히 좋아해서 체육교육과에 진학했습니다. 배구를 좋아하기도 하고 어릴 때 외국에서 잠시 공부하고 온 경험을 살려 프로팀에서 통역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근데 졸업하고 마침 GS칼텍스 서울 통역사 공고가 스포츠잡알리오에 올라왔습니다. 바로 지원했는데 좋은 기회가 되어서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 스포츠통역사가 되기 위한 자격은 어떤 것이 있나요? 외국 생활은 필수일까요?
"스포츠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도, 어느 상황에서도 통역할 수 있는 어학 능력, 본인보다 남을 먼저 생각할 수 있는 이타심이 필요합니다.
외국 생활이 필수조건은 아닙니다. 다만, 외국 생활로 훌륭한 영어 능력과 문화 경험이 있어서 외국인선수를 이해할 수 있다면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꼭 갔다 와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다녀왔으면 본인이 일하는데 플러스 요인이겠죠?"
- 외국어 능력 향상을 위한 개인적인 팁이 있나요?
"교과서적인 조언일 수 있겠지만... 의지를 갖고 꾸준히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일주일에 한 번 60분보다는 일주일동안 매일 10분이 좀 더 효율적이잖아요. 꾸준히 해야 할 흥미를 계속 잃지 않기 위해 좋아하는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이용해서 자연스레 노출되는 공부를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대부분 언어에서 조바심이 나는 이유가 단기간에 잘하고 싶은 마음을 갖기 때문인 것 같아요. 언어는 단기간에 되기 어렵습니다. 모국어인 한국어도 정말 수십수백수만번을 틀리고 오래 배워 잘 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틀리는 거에 스트레스 받지 말고, 그냥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 선수들을 위해 통역 외에 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통역사들마다, 구단마다 팀의 분위기가 굉장히 다를 것으로 생각해요. 저 같은 경우 훈련 외적인 모든 것을 도맡아 하려는 편입니다. 선수가 오로지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서류 작업부터 병원이나 은행 업무 그리고 그 외 기타 모든 사항들을 맡아서 합니다. 외국인이라 필요한 서류가 매우 많고 생각보다 한 번에 안 되는 일들이 많더라고요. 외국인선수들이 한국 의료서비스가 좋으니까 많은 것을 해보고 가고 싶어해서 예약합니다. 쉬는 날에 휴가를 받거나 볼일을 보러 갈 때 스케줄도 짭니다. 운전도 하고요. 외적인 모든 것을 신경 쓴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무려 5시즌 동안 한 팀에서 꾸준하게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을까요?
"사실 비결이란 게 있겠습니까. 5년 동안 같은 감독님, 그리고 영어권 외국인선수들을 만날 수 있어서 지금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영어권 선수가 오지 않는 시즌에는 다른 통역사를 구해야 하는데, 저는 그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 중요한 경기 중 작전타임에서 감독 이야기를 통역하기 어려울 때도 있나요?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어떻게 보면 민감한 질문일 수도 있는데, 저는 거의 다 직접적으로 통역을 합니다. 다만, 문화적 차이 때문에 통역을 고려해서 해야 하는 경우에는 의역하기도 합니다. 통역이라는 게 한국과 다른 나라 문화 차이를 줄이는 일이라 생각하거든요. 감독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더라도 외국에서는 의미가 없는 말이라든지, 너무 과한 얘기라든지, 또는 감독님이 절제해서 말씀하셨지만 몹시 화가 나는 상황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적절하게 말로 다 풀어서 설명하는 게 저의 역할입니다."
- 스포츠통역사의 매력은 어떤 것인가요?
"매력이 너무 많아서 세 가지만 얘기해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현장에서 오는 현장감, 두 번째는 열정, 세 번째는 팀워크로 만들어진 결과에서 오는 보람이 있습니다.
팀의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결과적으로 저는 한 팀의 스태프이고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의 훈련 외적인 모든 것을 담당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성적이 나오든 안 나오든 팀으로써 만들어낸 결과물에 대한 보람은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 만약 스포츠통역사가 아니었다면, 어떤 직업을 가졌을 것 같나요?
"글쎄요, 상상해보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도 현장에서 일하는 게 저랑 잘 맞는 것 같아요. 현장에서 무엇이든 하지 않았을까요. 가슴이 뛰는 일, 그리고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을 것 같아요."